불타는 농자재값… 하우스 농가들 ‘속 탄다’

파이프·필름값 등 뛰는데 상추 등 채소값 뚝뚝

“커지는 적자폭… 농사 포기해야 하나” 냉가슴

농자재 가격은 인상되고 농산물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시설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일 도내 하우스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각종 농자재는 가격이 오르는 반면 농산물 가격은 하락하면서 시설농가의 시름이 깊어져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우선 하우스 시설에 필수 재료인 필름과 파이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가의 부담은 날로 가중되는 상태다.

 

하우스용 필름가격은 최근 평균 6.5%가 인상되면서 품목별로 일반흑색필름은 9%, 장수보온필름은 7%, 기능성필름은 5%가 올랐다. 1㎏당 200~300원씩 상승한 것이다.

 

또 지난 4월에는 포스코가 주요 철강재 가격을 올린 여파로 농업용 파이프 가격 역시 평균 14.4% 인상, 농가 수요가 가장 많은 외경 25.4㎜ 파이프는 1m당(두께 1.2㎜)가 1천86원에서 1천280원 등 자재별로 평균 200원가량 가격이 뛰었다.

 

이처럼 농자재 가격은 뛰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은 반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시설농가의 고민이 늘었다.

 

용인에서 5천여㎡ 규모의 하우스에서 상추를 재배하는 정모씨(40)는 시설 보수 및 다음 작기를 위해 새로운 자재를 구입하면서 지난해보다 수십만원의 비용을 더 들여야 했다.

 

반면 상추가격은 상품 4㎏ 기준으로 1만1천원대에 거래되면서 지난주보다도 1천원이나 하락한 상태라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수원의 정모씨(52) 역시 열무와 시금치를 재배하는 시설을 손봐야 하는데 출하한 상품가격이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자금순환이 어려워 대출을 알아보고 있을 정도다.

 

수원에서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시설농 진모씨(53)는 “5월에 필름과 파이프를 한창 사들여야 했는데 가격이 오르면서 엄두가 나질 않았다”며 “갈수록 시설재배를 하기가 어려워지니 어떡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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