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농협수원유통센터 직거래장터

제값 못받아 속상했던 農心 웃음꽃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농산물 가격에 속상했던 마음이 싹 가셨습니다”

 

12일 농협수원유통센터 출입구 앞에 펼쳐진 ‘농산물 직거래장터’.

 

수원시와 농협유통센터, 수원농협, 수원시설채소연합회 등이 힘을 모아 마련한 직거래장터에는 지역농민들이 판매에 직접 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원시설채소연합회 입북작목반 소속 염운오씨(49·여)는 직접 재배한 무와 토마토, 오이, 상추 등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10여년간 시설채소 농사를 지었지만 최근들어 농자재 가격은 급격히 오르는데 반해 농산물 가격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한숨만 늘던 염씨는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다시 힘을 얻었다.

 

저렴한 가격 신선한 농산물 공급 소비자 큰 호응

 

주당 평균 1천500만원 판매 농가소득 향상 ‘효자’

 

농산물 출하시 소요되는 박스비, 운임비, 상하차비, 인건비 등을 아낄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그는 “농사만 짓던 사람이 직접 판매까지 나선다는데 두려움이 있었지만 ‘신선하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며 “직거래장터가 힘 없는 농민들이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의상작목반 소속 김기오씨(54) 역시 직거래장터로 활기를 되찾았다.

 

조카 신영성씨(37)와 함께 가족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받고 싶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물건을 대느라 하루에 3~4차례 농장과 장터를 왕복하지만 마음만은 어느때보다 즐겁다.

 

김씨 농가는 신선한 물건으로 단골을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매출도 매주 오르고 있다.

 

이처럼 지난 5월 말부터 금~일요일마다 농협수원유통센터에서 열리는 직거래장터에는 칠보, 의상, 왕송, 입북, 평고 등 수원시내 5개 작목반 회원 19농가가 참여, 주당 평균 1천500만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농가 소득 향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서석기 수원농협 조합장은 “농가들이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자신감을 되찾게 돼 다행”이라며 “품질 향상과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조합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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