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 앞두고 벌써 ‘호남 물갈이’ 조짐

현역 의원들 잇따라 지역구 변경… 수도권 공천 지각변동 예고

내년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의 호남 물갈이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점화되고 있다. 현역의원들의 잇따른 지역구 변경에 따라 수도권 공천에 큰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4선의 정세균 최고위원의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것에 이어 전남 담양·구례·곡성에서 3선을 지낸 김효석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해 논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울의 김영춘 최고위원과 전주에서 4선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은 영남 출마를 각각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효석 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으로의 변화를 위해 나서겠다”며 “내년 19대 총선에서 그동안 제가 성장했던 담양·곡성·구례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커 가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저부터 새로운 민주당의 밀알이 되고자 결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3선의 중진의원이 당선가능성이 높은 전남 지역구를 뒤로 하고 격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출마를 결정한 것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서 이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당의 대표적인 정책통인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선언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솔선수범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전국정당화 및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기름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 역시 “선거에서 중요한 곳이 수도권인데 김 의원과 같은 정책통이 (지역구를) 서울로 옮기겠다는 것은 몸을 던지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내대표를 지낸 호남 중진인 김 의원이 수도권 출마 선언을 하면서 최근 일고 있는 호남 물갈이론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은 항상 기득권이고 물갈이해야 한다는 형식으로 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호남은 치열한 경쟁이 있는 곳이고 호남도 누군가는 지키고 키워나가야 하므로 호남은 물갈이라는 등식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호남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중진들이 잇따라 영남과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호남의 중진 의원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권 지역 출마자들은 이같은 호남 중진의원들이 수도권으로 몰려옴에 따라 공천 경쟁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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