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신임 지도부가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놓고 연일 충돌, ‘내홍’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사무총장은 자기 사람을 앉혀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홍 대표 캠프인사의 기용은 절대 안된다’며 반대입장을 고수,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홍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의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인선안에 거듭 동의를 구했으나 유·원 최고위원이 반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홍 대표는 이날 사무총장외에 여의도연구소장에 친박(친 박근혜)계 최경환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 초선인 김성태 의원, 제2사무부총장에 친박계 원외인 김태흠 충남 보령·서천 당협위원장 등 총 26개 당직 인선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핵심인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 홍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간 고성이 오가는 등 거친 설전이 이어지면서 2시간여 동안 다른 당직 인선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홍 대표는 회의중 얼굴을 붉히며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했으며, “당 대표에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전해지기도 했다. ¶회의에선 대안으로 친박 중립 성향의 3선 권영세·김성조 의원이 제시되기도 했고, ‘일부 최고위원 반대 의견’을 기록으로 남긴 채 인선안을 의결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가 ‘김정권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할 경우 유·원 최고위원은 당무 거부 등 ‘강력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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