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종사자들 새벽 출근길 첫차타기 전쟁

새벽 5시면 계산역 버스정류장 100m 줄서… 배차간격 조정 호소

20일 새벽 4시께 인천지하철 1호선 계산역 5번 출구 인근 인천국제공항행 버스정류장.

 

첫차가 오기까지는 아직 1시간 정도 남았지만 새벽 어둠을 뚫고 항공기 승무원과 정비사, 대형 배낭을 멘 대학생, 여행가방을 밀고 온 여고생 등 각양각색의 승객들이 하나둘씩 모여 들어 순식간에 150여명이 늘어섰다.

 

이날 1등으로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승객은 비행기 시트커버 교체를 담당하고 있는 구자섭씨(54·인천시 서구 경서동). 그는 “첫차를 타기 위해 집에서 새벽 3시에 일어났다”며 “매일 새벽에 이처럼 출근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뒤에 서있던 박용진씨(28·인천시 부평구 부평동)도 “이날 새벽 6시30분 출발하는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 일어나 계양구 작전동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 왔다”고 말했다.

 

새벽 5시가 가까워 오자 100m 정도 줄을 서있던 승객들은 초조한 표정이었다.

 

이윽고 새벽 5시께 인천국제공항행 302번 버스가 도착했지만, 마치 입영열차에 장정들을 태우듯 차량 정원인 40여명이 타자 버스는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출발했다.

 

연이어 111번 버스까지 떠난 후 정류장에 남은 승객들은 비슷하게 늘었다.

 

승객 대부분은 24시간 운영되는 공항 3교대 근무 특성상 새벽 6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일하는 김모씨(29·여·인천시 서구 검암동)는 “평소에 늦어도 새벽 5시 이전 도착하다 오늘 20분 정도 늦었더니 꼼짝없이 지각하게 됐다”며 “일하는 것도 힘든데 출근하는데 힘을 다 빼고 있다”고 말했다.

 

10년째 공항행 버스를 이용 중인 김순철씨(47·인천시 부평구 부개동)는 “버스나 공항철도 첫차를 앞당기거나 배차간격을 조정, 불편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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