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도매업자 물량확보 전쟁…내달 가격 인상 우려
무더위로 닭 폐사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닭의 산란율까지 저하되면서 계란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24일 도내 산란계 농가 및 유통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주 J농장에서는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65%에 달하던 산란율이 60%로 줄어들었다. 2만마리의 닭이 1만3천개의 계란을 생산하던 예년과 달리 1만2천개로 하루 1천개씩 손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또 용인에서 대규모로 운영되는 W양계장 역시 10% 가량 산란율이 떨어지면서 도매업자들이 서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찍부터 서두르고 있지만 일주일째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볕더위의 시작과 함께 산란율이 떨어지고 난중(계란의 중량)도 저하되면서 상품성이 높은 왕란이나 특란 생산량이 줄어 유통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폭염으로 크기가 큰 왕·특란 대신 대란(53~60g)으로 생산되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높은 68g 이상의 왕란이나 60~68g의 특란 등 굵고 큰 달걀이 줄어 계란의 인기마저 떨어질 판이다.
도매상들은 당장의 공급 감소보다 개학과 추석이 겹친 9월 달걀 수급을 걱정하고 있다.
화성시 농가에서 물건을 받아 수원지역에 유통하는 도매업자 이모씨(47)는 하루 2번 농장을 왕복하던 평소와 달리 7월 들어 하루에 1번만 물건을 받아와 500~600판의 판매량을 공수하기가 힘겨운 수준이다.
15년째 신선란 유통에 종사하고 있는 이씨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8월께 3~4차례 가격이 상승한 뒤 추석께에는 물량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유통점도 수급상황은 마찬가지로 농협수원유통센터에서 판매되는 계란(30구 기준)은 지난 22일 현재 6천원대로 4천800원대에 가격이 형성됐던 지난해에 비해 1천200원가량 가격이 상승했으며, 7월 중순 1주일간 달갈 판매량도 2천100판에서 1천700판으로 22%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이영재 ㈔대한양계협회 경기도지회 지부장은 “해마다 여름철이면 산란율이 2~3%씩 저하되며 난중도 20~30%가 떨어진다”며 “평년에는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올해 유난히 심한데다 수요가 몰리는 추석이 가까워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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