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휴가를 즐기고 있는 8월 초에 세계경제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의 디폴트 우려는 막판협상으로 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하여 당일 국내증시는 상당한 상승을 하기도 하였지만, 디폴트를 면하게 되는 조건에는 재정긴축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재정긴축은 경제침체를 가져올 우려를 안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정부지출감축은 빠르게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한다. 이와 같은 큰 변수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시중은행 몇 곳에서 출시한 적금상품은 금리를 무려 최고 12%까지 준다고 한다. 현재 은행의 적금이율은 4%대에 형성되고 있고, 위험성을 담보하는 펀드상품의 경우에도 연 12%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상품이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 확정적으로 연 12%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은 정말 매력적 이라고 할 수 있다.
상식 넘은 혜택에는 조건 붙어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선 안될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이다. 은행에서 연 12%의 금리를 적용 받으려면 카드사용실적이 월 15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서민층 연봉의 실 수령액이 4천만원이라고 하더라도 카드로 1천800만원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는 무려 연봉의 45%에 달하는 수치이다. 그렇다고 가입한도가 많은 것도 아니다. 가입한도는 월30만원으로 1년간 총 저축할 수 있는 한도는 360만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연 12%의 고금리를 적용 받는 경우, 4%의 적금보다 얼마나 많은 이자수익이 발생하는지 계산해보면 약 14만원 정도이다.
이러한 상품을 개발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개발배경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전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품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데 거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상식을 넘어선 혜택에는 그것이 비단 금융상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조건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펀드에 가입하여 많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그 펀드 상품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조건에 대하여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투자에 있어서 고위험(High risk), 고수익(High return)이라는 말은 리스크가 크면 수익도 크다라는 말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고수익을 챙기려면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말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미국의 금융상태가 디폴트는 면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기침체로 빠져들 수 있고, 정부의 6·29대책 발표 이후 한달 동안 시중 4대은행의 가계대출은 1조8천억원이 증가한 상황이다. 또한, 소비자물가는 좀처럼 안정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수년안에 다가올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의 은퇴는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총체적으로 현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경제상황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인데 과연 우리가 미래를 위해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눈앞의 유혹보다 장기적 설계를
그러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첫째 눈앞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연 12%의 고금리라는 눈앞의 유혹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조건이 과연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를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경기의 전망이나 흐름에 대비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에 대한 설계를 하여야 한다. 미국의 디폴트사태, 높은 소비자물가, 베이비부머의 은퇴, 금리인상등 많은 변수들이 어떠한 영향을 가져오게 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가정경제를 단기적인 운영보다는 중장기 재무설계를 하여야 한다. 김천수 Fn닥터스 센터장·재무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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