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물길이 부대 통과해 오해”
광주시 오포읍 양벌리 일대의 침수 피해는 인근 군부대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주민들이 고지대에 위치했음에도 이 같은 수해가 발생한 것은 양벌리와 매산리 중간에 수십만평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군부대가 원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일 특수전사령단과 광주시 양벌리와 매산리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간당 1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포읍 양벌리 273 일대의 도로가 갈라지고 찢겨졌다.
도로 군데군데에는 지름 4~5m에 달하는 집채만한 바위와 길이 10여m에 달하는 전나무 등 수백여 구루가 쓸려 내려왔고 차량 40여대가 파손됐다.
이날 비로 인근의 양촌낚시터가 범람하면서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 수백 채가 물에 잠겼다.
특히 군 부대도 이번 비로 계곡의 물길이 부대로 통하면서 철책 수십m가 유실된 상태다.
주민 강모씨(59)는 “바로 옆에 있는 군부대로 통하는 계곡에서 바위와 아름드리 나무가 밀려 내려오면서 공장을 덮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 중턱에서 낚시업을 하는 변모씨는 “부대와 이어져 있는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토사가 낚시터 바닥에 5m가량 쌓였다”며 “ 낚시터가 없었으면 이 퇴적물은 하류로 흘러 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산리의 한 주민은 “991㎡의 논에 심어져 있던 벼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평평한 운동장으로 변했다”며 “바로 인근에 위치한 군부대에서 폭파 훈련을 하는지 시도 때도 없이 폭파음이 들리는데 무분별하게 훈련장 등을 만들어 이 같은 사고를 키운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군부대 관계자는 “폭우로 백마산 정산 부분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최근 조성하고 있는 부대 내 훈련장을 덮치고 계곡을 타고 마을 쪽으로 흘러간 것 같다”며 “물길이 부대를 통과해 마을을 향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 관계자는 “군부대 특성상 정확한 피해사항이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hsh@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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