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NO” 이력서도 안보고 퇴짜… 경력·자격증 있어도 무용지물
지난해 중소기업에서 정년 퇴임한 A씨(59·인천시 남동구 구월동)는 최근 일자리를 구하려다 망신만 당했다.
전기와 소방 관련 여러개 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전기 관련 경력 기능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인력용역업체를 찾았지만, 업체 측은 이력서를 보지도 않고 “노인은 안된다”는 한마디로 딱지를 놓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인천지역 모 전기공사업체에서 20여년 동안 근무한 경력과 자격증 등이 있지만, 나이 앞에선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인천지역에서 매년 숙련된 기술을 갖춘 우수 기술인력 수백명이 정년 퇴직하고 있으나 이들의 재취업 창구나 구직 통로는 바늘구멍이다.
중소기업들이 기술 인력난에 시달리면서도 막상 퇴직 기능인들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숙련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들의 직장은 잘해야 경비직이다.
인천시와 10개 구·군이 경쟁적으로 어르신 일자리들을 창출하고 있지만, 이들을 기업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고 대부분 환경 정비나 불법 광고물 정비, 불법 주·정차 단속 등 한시적이고 단순한 노무직에 국한되고 있다.
B씨(65·인천시 남구 주안동)는 “관공서가 제공하고 있는 일자리는 기술이나 기능 등이 필요 없고 시간 떼우기식 성격이 짙어 참여자들이 성취감이나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데다 한시적이어서 용돈 벌이용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 노인일자리지원센터 관계자는 “지역에서 정년 퇴직한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많지만 이들이 노후에 기술 노하우를 발휘하면서 일할 곳은 없다”며 “기업 측이 퇴직 기능인들을 기간제로 고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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