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값은 오르는데 질은 떨어지나…

2등급 원유 ‘인센티브’ 가격 인상따라 1등급과 차이 크게 줄어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 가격 인상안이 타결된 가운데, 2등급 원유 인센티브 가격 인상을 놓고 우유 품질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낙농가와 업계에 따르면 협상 당시 원유가격은 ℓ당 130원 인상하고 여기에 체세포 수 2등급 원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23.69원에서 47원으로 상향했다.

 

이전까지 1등급 원유의 인센티브 가격은 51.50원, 2등급은 23.69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으나 이번 상향에 따라 4.5원 차이밖에 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젖소가 출산을 2~3회가량 하게 되면 1등급 원유를 생산할 가능성이 작아지기에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1등급 생산을 위해 젖소를 일찍 도태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 등급 간 인센티브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낙농가들이 2등급 우유의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 도태되는 젖소가 줄어들어 우유 질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원유 가격을 ℓ당 138원 인상하는 것과 ℓ당 130원+8원 인센티브 인상하는 것 모두 동일한 부담인데다 질 낮은 우유제품의 분별력 상실로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다.

 

반면 젖소의 도태시기가 늦춰질 경우 원유 질은 낮아지지만 원유량은 늘어나게 되는 반사 효과가 발생,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구제역 이후 15%가량 줄었던 원유로 인해 겪었던 고충 해소를 반기는 분위기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2등급 원유는 1등급 원유와 품질상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유제품에 관련된 등급 비율에서 2등급 원유 비율이 느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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