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왕을 만나다' 출간
중국 진시황릉의 ‘병마용’(흙을 구워 만든 병사와 말 등의 모형)은 유약을 바르기 전의 도자기처럼 황토색을 띤다. 하지만, 원래 병마용은 대부분 채색돼 있었다고 한다. 병사의 머리는 검정, 얼굴은 분홍, 갑옷과 기타 장신구는 군청과 초록·빨간색 등으로 말이다. 게다가 병사들은 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빈손이란다.
우리가 익히 아는 것과 전혀 다른 병마용이 존재했다는 것인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많은 역사학자는 사마천의 ‘사기’와 반고의 ‘한서’, 역도원의 ‘수경주’ 등을 토대로 진나라 말기 진의 수도 함양을 공격했던 항우와 그의 군대 때문으로 본다.
항우의 군대가 진나라를 침범하자마자 유적 여러 곳을 불태웠는데, 이 과정에서 병마용갱도 태우고 병마용이 든 병장기를 거둬가 자신들의 무기로 재사용했다는 것.
실제로 병마용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발굴 현장에서 목조로 된 기둥이 새카맣게 불에 타고 그을린 흔적을 통해 이 주장과 역사서의 신빙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의 왕을 만나다(천지인 刊)’의 저자이자 진시황릉 현장을 취재차 다녀온 경기도 지역신문의 문화부 기자인 김선회 씨는 ‘오늘날 이 정도의 병마용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책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의 황릉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뜨득 황제와 카이딘 황제의 능, 일본의 류큐 왕국을 건설했던 쇼씨 왕조의 무덤인 타마우둔 등 역사 속 아시아의 왕과 마주한 취재기록을 담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3개 국가의 황릉을 전부 묶어서 국내에 소개한 책은 처음이어서, 전문가는 물론 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는 대중을 위한 교양서로도 제격이다.
현장은 저자와 같은 언론사에 근무하며 제43회 한국보도사진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종택 사진기자가 생생하게 포착했다.
현존하는 황릉을 설명하는 것에서 나아가 능의 주인인 황제의 업적과 과오, 역사적 맥락과 함께 당시의 경제·사회·문화상을 살피며 황릉 조성과정과 숨겨진 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 값 1만6천500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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