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부끄러운 ‘잠자리 생태관’

인천나비공원, 개체수 5~6마리뿐

“지난 주말 산에서 봤던 잠자리가 더 많은 것 같아요.”

 

7일 오후 3시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인천나비공원 잠자리생태관.

 

초등학생 2명이 가방을 맨 채 잠자리를 보러 생태관에 들어 섰지만 176㎡ 규모의 생태관에 잠자리는 5~6마리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넓은 생태관을 날아 다니는 잠자리를 관찰하기 위해 가만히 기다리기도 하고 “잠자리야”라고 불러도 봤지만, 잠자리를 눈 앞에서 보기 힘들자 발길을 돌렸다.

 

 

김모군(9)은 “지난 주말 아버지를 따라 산소에 갔다 잠자리를 봤는데 너무 신기했다”며 “잠자리를 보기 위해 친구랑 같이 왔는데 몇마리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7월19일 개장한 인천나비공원의 잠자리생태관에선 이처럼 잠자리를 보기 힘들다.

 

인천나비공원은 3천만원을 들여 잠자리생태관을 개원했지만 정작 잠자리를 키우는데 애를 먹으면서 성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나비공원은 당초 고추잠자리를 비롯해 된장잠자리·왕잠자리 등 모두 5종 1천여마리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잠자리 먹이인 모기애벌레 등 곤충과 유충 등이 올 여름 호우로 당초 예상보다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성체 사육에 한달 정도 소요되는 나비와 달리 잠자리는 먹이사슬 구성부터 애벌레, 성체까지 사육환경 확보에 1년 정도 걸려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전국에 잠자리생태관이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 전시관 형태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육시 수일 밖에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잠자리생태관을 무리하게 개장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나비와 잠자리가 사육환경이 달라 이를 갖추는데 1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며 “개체수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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