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분야별 도서 10종 추천
눈이 부시도록 푸르고 높은 하늘에 살랑거리는 바람까지, 평소 책을 멀리하던 사람들도 한 권의 책을 손에 들게 만드는 계절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을 고르기 어렵다면 대중이 선택한 베스트셀러 또는 믿을만한 기관이 선정한 추천 도서 목록 중 한 권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올해 ‘9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한 분야별 도서 10종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위원회 홈페이지(http://www.kpec.or.kr)의 웹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추천 도서 목록도 볼 수 있다.
▲‘책의 미래’(로버트 단턴 著, 교보문고 刊)
쌓인 책을 보고있노라면 정보에 압도당하는 느낌, 중요한 자료만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속수무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해답은 ‘책 없는 도서관’. 컴퓨터 단말기로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최신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검색엔진을 통해 읽고 싶은 것을 찾으면 된다. 말도 안 되는, 아직은 먼 미래 이야기 같은 소리가 아니다. 그런 도서관은 이미 만들어졌다. 바로 구글 도서검색이다.
구글은 수십 개의 연구도서관 장서를 디지털화해서 수 백만 권의 책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 구글은 곧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공상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초대형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도서관을 비롯한 4개 대학 도서관의 장서를 전자책으로 전환해 서비스하려 했던 ‘구글 도서검색’을 배경으로, 전자책으로 대변되는 책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하버드대 도서관장이자 책 역사가인 저자는 전자책을 실마리로 정보의 평등화를 꿈꾸는 디지털 계몽주의와 지식의 상품화, 독점의 우려 등 책에 관한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값 1만5천원
▲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마이클 킨슬리 著, 이콘 刊)
“우리는 경이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창조적 자본주의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는 데 지금 몇 십 년의 시간을 쏟을 수 있다면 우리는 빈곤을 줄일 지속 가능한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과업은 열려 있습니다. 결코 끝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도전에 답하려는 열정은 세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빌 게이츠의 연설 중 일부다. 책은 그가 던진 화두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40여 명의 경제학자와 사상가, 현장 활동가 등의 토론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자본주의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창조적 자본주의. 빌 게이츠의 다보스포럼 연설부터 그와 워런 버핏의 대담이 펼쳐진다.
지금의 자본주의가 착한 것인지 나쁜 것인지, 나쁘다면 정부와 기업은 어디까지 착해져야 하는 것인지, 반값 등록금 같은 현실의 문제를 창조적 자본주의로 해소할 수 있을 지 등 현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값 1만7천원
▲ ‘북유럽 디자인’(김 선미 외 著, 아트북스 간)
전 세계적으로 북유럽 디자인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은 자연과 전통에 대한 존중, 일상의 중시, 창의성 추구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북유럽 디자인을 소개한다. 의자 하나에도 사람의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고려하고, 그릇 하나에도 환경과 전통을 지키려는 북유럽 디자인에는 자연과 일상, 타인과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자연과 삶을 여유 있게 즐기고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을 생각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역사와 현황, 철학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왜 북유럽 디자인이 현대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지 그 배경과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는 북유럽 디자인을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와 문화에 맞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지역에서 그 근원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값 2만2천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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