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지급 ‘받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장혜준 기획취재팀 wshj222@ekgib.com
기자페이지
예금公, 내일부터 접수… 부실 저축銀 예금자 이래저래 손해

토마토 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 예금자에 대한 가지급금 신청이 2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가지급금 신청을 두고 예금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20일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토마토 저축은행 등이 영업정지 조치일로부터 45일 이내에 대주주 증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경영을 정상화 할 경우 예금자들은 손해 없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지급금을 받으면 은행 영업이 재개되더라도 예·적금 중도 해약이 되지 않고, 가지급금 2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예금자들은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예금자들은 혹시나하는 기대감에 자체 정상화를 기다리며 가지급금 신청을 한발짝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지만 이에 대해 상반되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고민에 빠져있다.

 

토마토저축은행에 2천만원을 예금한 함모씨(32·여)는 “적금 금액이 5천만원이 되지 않아 돈을 받을 순 있지만 기왕이면 만기일까지 넣어 계획한 금액만큼 받고 싶다”며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입장이 엇갈려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며 8천여만원을 예금했다는 신모씨(59·여)는 “설명회에서 45일 안에 정상화가 되면 내 돈을 다 찾을 수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자식들은 그런 일은 절대 없으니 가지급금이라도 먼저 받으라고 해서 가족 간 말다툼까지 벌어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반면 가지급금 조차 받지 못하는 후순위채권을 사들인 토마토 저축은행 고객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후순위채권은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어서 해당 은행이 파산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선순위채권자에 밀려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순위채권으로 1천만원을 매입한 김모씨(54)는 “이자가 더 높다는 것에 혹해 거래를 했는데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어렵게 번 돈인데 은행이 잘못되면 이제 내 돈은 어떡하냐”며 담배 연기만 내뿜었다.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어떤 은행이 정상화가 되는지 알 수 없어서 고객들에게 정답을 줄 수는 없다”며 “5천만원 이상 예금자들은 급전이 필요하지 않으면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