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잃은 도화지구 개발

市-청운대 ‘땅값 협상’ 수개월째 난항… 캠퍼스 유치 희박

인천시가 추진 중인 도화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청운대 유치가 흔들리면서 방향타를 잃고 장기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21일 시에 따르면 인천대 도화동 캠퍼스와 주변을 합친 88만1천㎡에 청운대 제2캠퍼스 등을 앵커시설로 유치, 오는 2014년까지 주택 6천300가구를 지어 인구 1만6천여명을 수용하는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청운대 제2캠퍼스 유치가 땅값 문제로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사실상 무산될 위기다.

 

청운대 예정부지인 도화구역 내 옛 인천대 본관 및 종합실습동 건물과 부지 7만4천317㎡에 대해 학교 측이 677억원(10년 분할)을 제시한데 반해 시는 지난 2009년 말 기준 감정가 1천245억원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운대 측은 인천으로 이전하면 21곳에 흩어져 있는 산업체 위탁 학생들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85%가 수도권 학생인 만큼, 기숙사 문제가 해결되는 장점이 있지만 500억원에 달하는 땅값을 더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이상렬 청운대 총장이 직접 송영길 시장을 만나 당초 요구한 학교부지에서 1만㎡를 축소하고, 땅값은 700억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협상이 쉽지 않은 상태다.

 

시가 도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초기에 인천도시개발공사에 땅을 넘기면서 도개공의 공사채 발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부 감정평가 가격이 부풀려졌다곤 하지만, 재평가를 해도 지난 2009년 평가금액의 60% 수준까지 떨어트리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청운대 측이 ‘차라리 지난해 무산된 청라지구에 캠퍼스 조성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전달, 사실상 도화구역 내 청운대 유치가 희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앵커시설로 유치하려던 청운대가 도화구역에 자리잡지 못하면 현재 침체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 도화구역 내 주택개발용지 블록 단위 매각이나 단계별 개발 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아무리 앵커시설이라지만 건물과 부지를 헐값에 넘기면서까지 유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시장이 이 총장을 만난 뒤 청운대 유치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다시 청운대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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