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도개공과 협의없이 기성회계로 편성 제물포캠 리모델링 등에 93억원 임의 집행
인천대학교가 제물포에서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인천도시개발공사(도개공)로부터 받은 이전비 중 90여억원을 다른 용도로 불법 전용해 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인천시와 인천대 등에 따르면 도개공은 인천대 송도캠퍼스 신축 과정에서 이전비로 지난 2009년과 지난해 각각 157억원과 79억원 등 총 279억4천만원을 지급했다.
당초 도개공은 순수 이사비용 15억원을 비롯해 실험실습장비 등 기자재비 189억원, 물품비 74억원 등에 사용토록 예산 목적을 정해 이전비를 건넸다.
그러나 인천대는 도개공과 사전 협의 없이 제물포 캠퍼스 리모델링 공사(107건)에 30억원, 송도캠퍼스 시설공사(171건)에 40억원 등 총 70억7천500만원을 임의대로 예산을 편성·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계획과 달리 이사비와 물품비 사용비용이 많아지자 시설비 중 총 22억원의 예산을 목적을 바꿔 쓴 것으로 나타났다.
도개공으로부터 받은 이사비 중 93억원을 제물포 캠퍼스의 대학원관·학생회관·학산도서관·전문대 본관 등을 리모델링하는데 쓰거나, 송도캠퍼스에 강의실 일부 마감공사와 조경공사 등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특히 인천대는 예산 전용에 앞서 지난 2009년 4월17일 내부적으로 교수들로 구성된 자산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 4일 뒤 위원회를 열고 이전비를 기성회계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와 시의회의 승인을 받는 인천대 특별회계와 달리 기성회계로 편성되면 매년 연초에 예·결산 보고서만 제출하면 되고, 기성회 이사회 의결만 받으면 즉시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
결국 도개공으로부터 받은 이전비가 시와 시의회의 간섭을 받지 않는 인천대 입맛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이 된 셈이다.
시는 최근 인천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 인천대에 기관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관계자는 “당시 전문대와 통합하면서 학생 수가 1천명 늘다 보니 제물포 캠퍼스의 강의실 및 학생복지시설, 교수들의 연구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리모델링이 불가피했다”며 “또 시기적으로 본예산 및 추경에 편성할 수 없어서 부득불 기성회계로 잡아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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