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있는 내돈은 안전할까?
최근 토마토 등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안전성을 체크하려면 회사 재무제표를 분석해 봐야 하지만 감사보고서 등 몇몇 내용만 체크해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오는 9월 말을 전후해 주요 저축은행들의 감사보고서가 일제히 쏟아진다.
이번 감사보고서는 금융당국의 철저한 현장검사 이후 나오는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믿을 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기자본비율(BIS)만으로 안심 못해
우선 우량저축은행을 가려내는 가장 일반적 잣대인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기준 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이 높은 저축은행도 좋지만 그보다는 실질적인 위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단순자기자본 비율(단순자기자본/총자산)이 높은 곳을 주목해야 한다.
BIS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유보금 등 기본자본과 후순위채 등 부채성격의 보완자본까지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만으로 범위를 좁힌 단순자기자본 비율이 좀더 보수적인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BIS자기자본비율은 계열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해 해당 저축은행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BIS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이라도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이 많거나 계열사 실적이 좋은 곳들은 단순자기자본비율과 차이가 크게 나는 은행도 적지 않다.
■후순위채 많으면 일단 주의
이와 함께 과도한 후순위채를 발행한 저축은행의 경우 향후 BIS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재무제표상 자기자본에서 후순위채를 차감한 금액이 마이너스(-)인 경우 거래를 계속할지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5년 이내의 후순위채의 경우 해마다 20%씩 보완자본으로 인정받는 비율이 줄어들어 시간이 갈수록 BIS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해 해당 저축은행 자본의 질이 나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저축은행인 A은행은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상 BIS자기자본비율이 8%를 웃돌았지만 자기자본에서 후순위채발행 규모를 뺀 금액이 마이너스 900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캠코에 매각한 PF대출을 합한 규모를 살피는 한편 고정 이하 대출(부실자산) 비율이 안정권인 8% 이하인지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말을 전후해 저축은행들의 감사보고서가 모두 공시되면 겉만 번지르르한지 실제 안전한 곳들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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