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공간서 흡연·음주에 애정행각까지 만연
경기지역 도심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멀티방들이 청소년 탈선공간으로 전락,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근 1개의 기기로 게임 및 노래, 영화감상 등이 가능한 복합유통게임제공업소(멀티방)가 인기를 끌면서 도심 중심가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속속들이 생겨나 모두 49개 업소가 영업 중이다.
평택이 8곳으로 가장 많고, 안양 7곳, 수원 6곳, 고양 4곳, 의정부 4곳, 부천 3곳 등으로 분포돼 있다.
멀티방은 흡사 노래방 또는 DVD방 처럼 약 6~12㎡ 크기의 작은 방에서 연인,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LCD TV와 좌식 소파, 무릎 담요 등이 갖춰져 있으며, 밀폐된 공간이라 현행법상 투명한 유리창으로 내부가 보이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도내 멀티방 대부분이 해당 구청에 영업 등록 시에는 투명 유리창을 설치한 뒤, 커튼과 블라인드, 불투명 시트지 등을 이용해 방 내부를 가리고 영업하고 있어 청소년 탈선의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방이 밀폐된 탓에 청소년 출입가능업소임에도 흡연 및 음주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10대 남녀가 밀폐된 방안에서 버젓이 애정행각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날 새벽 1시께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한 멀티방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 6쌍이 있었으며, 이 중 담배향이 가득한 방에서 나온 한 커플은 인근 고교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A군은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들도 많이 찾는다”며 “주말에는 방이 없어서 1~2시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구청 관계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면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며 “경찰과 함께 불시단속을 벌이고는 있지만 그때 뿐”이라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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