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태고의 신비 그대로 간직

페루 ‘꼴까계곡’

세계에서 제일 깊은 계곡이라고 하는 ‘꼴까계곡’을 1박2일 투어에 나섰다.

 

안데스 산지 원주민들의 생활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땅 꼴까계곡은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유적지와 하늘농지, 야마와 함께 3천400m 깊이의 캐년, 콘도르 등을 간직하고 있다.

 

콘도르는 깊이가 3천m에 달하는 꼴까계곡에서 아침마다 먹이를 찾아 비상한다. 고대 안데스인들은 콘도르를 인간과 천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의 신으로 여겼다.

 

투어버스가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아레키파 시가지를 벗어나니 시내에서도 보이던 차차니산(6,075m)이 한결 가깝게 보인다.

 

투어 첫날은 꼴까계곡의 기점이 되는 치바이(Chivay) 마을까지 가서 숙박했다. 아레키파 근교라고 하지만 7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이었다.

 

버스가 계속 고도를 높여갈수록 관목들조차 사라지고 황량한 풍경이 연이어 나타난다. 비쿠냐 한마리가 사진 속에 자리잡으니 황량함도 그림이 되어 준다.

 

계속 오르막으로 달리던 버스가 드디어 고갯마루를 넘었다. 해발고도가 4천850m. 초기에는 고산증으로 좀 고전하기도 했지만 볼리비아 유유니부터 일상적으로 4천m를 넘나들고 5천m를 넘는 고도도 경험한 단련된 몸이라 아무렇지도 않았다.

 

높든 낮든 상관없이 관광객들이 다니는 곳에는 어김없이 상인들이 민예품 좌판을 벌이고 있다.

 

관광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돌탑이지만 이 곳에서는 유난히 많았다. 가이드 말로는 화산과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다시 화산 터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쌓은 돌들이라고 한다.

 

고갯마루를 넘은 버스는 구불구불 구비길로 급격하게 고도를 낮춘다.

 

현지의 여행사들은 그랜드캐년보다 2배나 깊은 세계에서 제일 깊은 계곡이라고 자랑하고 광고한다. 깊이만 따진다면 맞는 말이다. 4,200m라니 까마득한 깊이다.

 

문제는 경사각이다. 꼴까계곡의 산 사면도 깎아지른 듯한 급한 경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랜드캐년처럼 90도의 직벽은 아니다.

 

웅장한 안데스 산맥이 지나는 페루는 중남미 3대 토착문명 중 하나인 잉카 문명이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힌다. 그 중 ‘콘도르의 고향’ 꼴까계곡 심연으로의 트래킹은 장엄한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오래된 신세계 페루의 진면목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글·사진 여행가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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