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주말에 이곳에 가볼까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이다.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까딱하단 그저 ‘먹고, 자고, 찌고’마는  잊혀진 가을이 되어버릴 가능성도 높다. 식탁 앞 시간을 10분 줄이고 ‘맛있는 책’과 ‘책나들이’로 포만감을 채워 보자. 가을 포만감을 채우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파주시 탄현면 예술마을 헤이리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북하우스(BOOK HOUSE·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36 )다. 서점과 카페, 갤러리가 한데 모여 있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그곳을 찾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헤이리가 구상되고 기획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4월쯤. 그리고 2004년, 10년만에 헤이리는 본격적으로 관광객맞이에 나섰다.

 

출판, 회화, 조각, 도예, 건축, 음악, 사진, 영화, 서점, 아트숍, 미술관, 박물관, 연구실 등 모든 문화예술 장르를 종합하는 문화예술마을 헤이리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파주 통일동산, 북한이 건너다 보이는 이 긴장의 땅은 3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에 의해 평화의 땅, 문화예술 창출의 한 근거지로 건설됐다.

 

책의 집, 책으로 만든 집, 책을 위해 존재하는 집인 북하우스도 그 때 생겼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차로 10분 걸리는 헤이리에 위치한 북하우스는 출판사 한길사(대표 김언호)가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아름다운 건물에 서점은 물론 레스토랑(‘포레스타’), 갤러리, 공연장, 북 카페(‘윌리엄 모리스’) 등을 갖추고 있다.

 

북하우스는 내부 공간이 통합돼 있다. 책방이면서 갤러리이고, 연주·공연장이면서 레스토랑이며 카페다. 문화예술의 각 장르들이 상호 통합·소통되는 그야말로 통합아트공간이다.

 

북하우스에 가면 우선 우리 시대에 창출된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오래 머물면서 책과 대면하면서 색다른 공간감을 만끽할 수 있는 책방이다. 책방은 흔히 도심의 번화가에 자리잡는다. 그러나 출판인 김언호는 멀리 북한땅이 보이는 변방의 산속에 책방 공간을 설치했다. 그 책방은 기존의 발상을 바꾸는 또 하나의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북하우스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는 북카페 ‘포레스타’는 거대한 책장이 압권이다. 높이 6m, 너비 20m의 책장에 꽂아둔 책만 1만2천여 권에 달한다. 특별히 제작한 대형 책꽂이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길사에서 출판한 책들이 전시돼 있다. 많이 이들이 꿈꾸는 서재의 모습이다.

 

북카페 이름 ‘포레스타’는 이탈리어로 ‘숲’이라는 뜻이다. 처음 ‘숲’에 온 사람들은 거대한 책더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카메라를 꺼내 멀리서 셔터만 누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세 책의 ‘숲’에서 편안히 휴식한다. 간단하게 샌드위치나 단호박 등으로 식사도 할 수 있다. 모처럼 책에 푹 빠져 보리라 생각하는 이들에겐 이 보다 더 좋은 공간을 없어보인다.

 

북카페와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북하우스가 연결되어 있어 신간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문의(031)949-9305

 

글_강현숙기자 mom1209@ekb.com

 

사진_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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