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꼬리표 이미지 추락… 수시 경쟁률도 7.6대1 ‘뚝’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5일 전국 대학 288곳 중 하위 15% 대학 43곳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 발표했다. 교과부는 평가지표로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률 등 8개 항목을 점검했으며 경기지역에서는 평택대를 비롯해 루터대, 협성대, 김포대, 국제대, 웅지세무대 등이 포함됐다. 교과부 발표 직후 이들 대학에선 총장이 사퇴하고 학생회가 학교 측에 책임을 묻는 등 심각한 내홍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진단했다. 편집자 주
“4학년이 부실대학 선정의 최대 피해자죠. 취업도 시급한데 학교 이미지는 추락하고, 이제서야 학교가 장학금을 늘려준다지만 졸업하는 저희랑은 전혀 관련 없잖아요.”
졸업을 앞둔 평택대학교의 P씨(23·여)는 교과부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을 묻자 한숨부터 내쉰다.
학교의 실제 부실 여부를 떠나 당면한 취업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평택대(총장 조기흥)는 교과부 평가에서 ▲취업률 45.1%(전국평균 54.44%) ▲재학생충원율 97.66%(102.6%) ▲11년 등록금인상률 3.47%(1.94%) ▲교육비환원율 82.09%(146.08%) 등 8개 평가 지표 중 5개 항목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다.
또 ▲장학금지급률은 14.64%로 기존 정부 요구수준인 10%를 충족시켰고 ▲전임교원확보율도 62.50%로 요구수준 61%를 넘겼지만, 역시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평가 결과가 밝혀진 직후, 학내 게시판에는 재학생이 불만을 토로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내용의 글이 잇달아 게시되는 등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K씨(4년·여)는 “쉬쉬하지 말고 잘못된 점은 공개적으로 밝혀 우리가 입을 심각한 피해를 최소화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Y씨(21)는 “졸업해도 취직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으니 학군단에 들어가 직업군인이나 해야겠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더욱이 내년에 있을 2차 평가에서 또다시 이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신입생 정원 제한, 학자금 대출 제한 등의 페널티를 받게 돼, 그야말로 학교측은 비상사태에 돌입한 상태다.
급기야 학교측이 지난달 7일 총장과 교직원, 학생 2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이번 사태에 대한 설명회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에야 다소 내홍이 진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부실대학 지정에 따른 휴유증이 잇따라 발생, 학교측은 물론 학생, 교수회 등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지역 대학 평균 33.3대 1의 사상 최대 경쟁률을 보인 올 수시모집에서도 4~5배나 낮은 7.6: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학교 측은 각 고등학교 교사들이 고교생에게 ‘이왕이면 정부재정지원 대학’ 지망을 지도하는 등 향후 대학 이미지 추락에 따른 손해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평택대는 내년도 평가 기준을 맞추기 위한 대책회의를 연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학교 측 관계자는 “교과부가 획일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한 것은 문제”라며 “학교 이미지를 고려해 내년 평가를 준비하겠지만 결국 학생과 다른 대학이 똑같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해영·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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