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교육 우려 씻어… 학교측 “휴~”

현장속으로 ‘평화통일교육’ 군포 수리초교 가보니…

교감·교사들, 동영상 촬영·메모하며 ‘전전긍긍’  퀴즈로 北 알기 등 진행… 정치이념 교육은 없어

경기도교육청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경기본부를 교육기관으로 지정, 시행하고 있는 ‘유관기관과 연계한 평화통일교육’에서 당초 우려됐던 편향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학교 측에선 편향교육 논란을 의식, 수업내용을 동영상 촬영하는가 하면 교감을 수업에 참관시켜 편향내용이 있을 경우 교육을 중지시키기로 하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교육이 진행된 11일 오전 10시40분 군포시 산본동 수리초등학교 2층 토론학습장.

 

6학년 86명의 학생이 천진난만하게 친구들과 소란스럽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와 상반되게 교감 및 교사들은 긴장한 듯 말없이 정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내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경기본부 소속 곽호경 교육위원이 주재하는 교육이 시작되자 동영상 녹화를 하는 교사와 교육내용을 꼼꼼히 메모하는 교감 선생님의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교감 및 교사 등 학교관계자들은 곽 강사가 혹시 교육목적을 벗어난 정치이념을 아이들에게 주입할까 하는 걱정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교육은 초등학생의 수준에 맞춰 약 45분동안 ‘퀴즈로 북한 친구들의 생활 알아가기’, 동영상을 통한 ‘북한 친구들의 학교생활보기’, 그림을 통한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을 알아보기’등의 프로그램이 진행, 우려했던 편향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뮤지션 김태원씨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꿈을 지속적으로 갖고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등으로 교육은 이내 마무리됐다.

 

교육을 참관한 학교측 관계자는 “돌발상황 발생 시 언제든 교육을 중단시킬 각오로 임했다”며 “특히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진 내용이 있는지 여부를 중점으로 봤는데 사고 없이 교육이 잘 마무리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류희순 교장은 “사실 이날 교육에 대비해 사전에 교육내용을 받아 검토하고 협조를 구해 교육내용을 녹화하는 것은 물론 이날 교육 시작 전 강사와 면담까지 가졌다”면서 “이번 통일교육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일선 학교들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류 교장은 “정치적 이념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신념으로 학교 자체에서 감시 프로그램을 시도해봤다”면서 “적대시가 아닌 끌어안음의 참 의미를 교육하도록 앞으로도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철·신동민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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