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퇴직공무원 ‘낙하산 부대’

인천메트로 119명 등 500여명 산하공단·공사 재취업
전문성 떨어져도 요직에… 공기업 부실 부추겨

인천시 공무원 500여명이 퇴직 후 산하 공사·공단으로 재취업하는 등 ‘낙하산 인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수조원의 빚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지방공기업이 전문성은 떨어지고, 인건비 비중을 높은 비정상적 구조가 계속되는 등 시가 공기업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시 등에 따르면 인천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명예퇴직 등으로 물러난 501명이 인천도시개발공사·인천메트로·인천교통공사·인천관광공사·인천시시설관리공단·인천환경공단 등 산하 공사·공단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원수로는 인천메트로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고, 환경공단 96명(고용승계 81명 포함), 시설공단 57명(고용승계 9명 포함), 도개공 48명, 관광공사 10명, 교통공사 2명 순이다.

 

특히 4급 이상 퇴직 고위공무원 중 현재 공사·공단의 사장이나 상임이사, 본부장 등 각종 요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은 모두 18명이다.

 

이들 모두 퇴직일 바로 다음 날 산하 공기업 재취업에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정년퇴직이 다가온 공무원들이 정년을 2~3년 앞두고 명예퇴직한 뒤 산하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잔여 임기를 채우는 형태다.

 

시는 이들 공무원을 공사·공단으로 보내면서 내부적으로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이들을 공사·공단의 요직에 앉혀 시책 등을 경영에 반영토록 해 사실상 하부조직으로 부리고 있다.

 

또 공무원들은 자리를 옮기면서 퇴직금과 연금은 물론 보너스로 명예퇴직 수당까지 받는 데다 시에 근무할 때보다 평균직급이 3단계 이상 오르기 때문에 임기 동안 공무원 때보다 20~30% 이상 많은 급여와 200~300%에 달하는 두둑한 성과급까지 챙긴다.

 

결국 공기업 직원의 채용 기준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경영능력·도덕성이 최우선인데도 검증 절차 없는 낙하산 인사가 이어져 공사·공단의 경영부실만 더 부추기고 있다.

 

정수성 국회의원은 “공무원들이 계속 산하 공기업으로 나가면서 전문성은 떨어지고, 인건비는 더욱 많이 나가는 비정상적 구조가 악순환되고 있다”며 “공기업 혁신을 위해서라도 이 같은 공무원의 산하 공기업 재취업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공단이 자체적으로 자격기준을 정해 공개 모집한 뒤 채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관련 분야 경험과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를 선발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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