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에서 볼을 굴린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론볼(Lawn bowls)’은 영국 왕실에서 행해졌던 ‘귀족 스포츠’로 ‘잔디 위에서 하는 컬링’으로도 불린다.
1960년대 이후 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사이에서 행해졌기 때문에 ‘장애인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적은 활동량으로도 즐길 수 있는 만큼 노년층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1987년 ‘제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론볼’은 2003년 한국론볼경기연맹이 발족한 이후 발전을 거듭해 현재 22개의 연맹과 클럽에서 400여명의 등록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가로, 세로 40m의 정사각형 잔디구장에서 하는 ‘론볼’은 표적구인 ‘잭’을 굴려 놓은 뒤, 선수들이 각자 볼을 굴려 ‘표적구’에 얼마나 가까까이 붙이느냐에 따라 점수를 획득해 승부를 가린다.
론볼 경기에서 사용되는 ‘볼’은 ‘편심’(치우침)이 있어 60% 정도 굴러가다 휘어져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휘어지는 각도를 예측해 투구해야한다.
또 표적구를 밀어내거나 상대편 볼을 가로막는 등의 다양한 작전이 가능한 만큼 치열한 머리 싸움이 펼쳐지는 묘미가 있다.
남상열 경기도장애인론볼협회 사무국장은 “선진국에서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론볼을 여전히 장애인들만 하는 종목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아쉽다”면서 “고도의 전략이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경기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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