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숭어 1만마리 떼죽음...재앙의 시작?

조력발전소 본격 가동이후 의문의 죽음… ‘생태계 파괴’ 의혹 제기

수자원公, 원인규명 의뢰

 

지난 8월말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최근 한달새 시화호에서 숭어 1만여마리가 떼죽음, 생태계 파괴에 따른 이상현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자원공사 시화지역본부 측은 숭어 떼죽음의 원인을 규명조차 못한 채 죽은 물고기 수거에만 급급,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안산시와 시화호 환경지킴이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께부터 최근까지 시화호 조력발전소 일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최대 3t 가량의 숭어가 집단 폐사했다.

 

안산 시화호에 조력발전소가 지난 8월29일 본격 가동을 시작한 지 보름여만에 시화호에 살던 숭어들이 죽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수자원공사 시화지역본부 측은 죽은 물고기를 수거해 소각하는 한편, 해양연구원 등에 원인 규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 측도 지난달 말께 수자원공사 측에 원인 규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은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안산시와 환경지킴이 등은 시화호의 수온과 용존산소율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산소 부족’과 조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부유물질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인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수자원공사 측과 협조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인 규명을 의뢰받았던 해양연구원 측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측 관계자 등이 숭어가 죽은 시화호의 환경 기록물을 가져왔는데 산소율이 2ppm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숭어는 얕은 수심에 생활 하수가 흐르는 물에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물고기인데 이것이 죽은 것은 시화호의 환경이 최악임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조력발전소를 운영하기 전에는 물고기가 죽은 적이 없는 만큼 원인이 뻔한데 현재 시화호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가 한달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시화호를 끼고 있는 안산시와 화성시, 시흥시, 수자원공사 등이 시화호를 통합관리하는 유기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바닷물을 막아 조성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발전설비용량이 254MW로 세계 최대 규모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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