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호국훈련 겹쳐 구직자 참여 저조… 업체들 “시간만 낭비” 불만
“사람도 없고, 시간도 짧고…제대로 알리기는 한 건가요?”
경기도가 제대 군인들의 취업 활성화를 위해 취업박람회를 열었지만 구직자들을 찾아보기 힘든데다 면접시간도 촉박해 참가업체들까지 불만을 터트렸다.
1일 오후 ‘2011 제대군인 채용박람회’가 열린 수원시 이의동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1층 광교홀.
박람회에는 도내 제조업, 서비스, 물류, 도·소매업 관련 중소기업 30곳에서 온 담당자들이 각자 배정받은 부스에서 구직자들을 기다렸지만 시작부터 ‘썰렁’했다.
커피를 마시며 초조하게 시계를 보던 A제조업체 김모 상무는 “1천명에 달하는 구직자들이 올 것이라고 얘기듣고 왔는데 100명도 채 안되는 것 같다”며 “사전에 면접자 2명이 오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이들마저도 안 오면 오늘 시간만 버리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인근 부스 업체 관계자들도 턱을 괴고 앉은 채 팬대를 굴리며 따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한시간 가량 지나자 부스에서 하염없이 구직자를 기다리던 인사담당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더욱이 단체로 방문하기로 했던 육·해군 출신 전역예정자 90여명이 이날 호국훈련으로 일정을 취소하면서, 구직자들이 더 올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보자던 일부 인사담당자들의 기대마저 무너졌다.
참여 구직자들도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기석에 앉아 있던 대위 전역자 김모씨(30)는 “큰 기대없이 그냥 둘러보러 왔다”며 “다른 취업박람회에는 대기업도 적극 참여하는데 여기는 마음에 드는 곳이 없는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박람회를 주최한 경기일자리센터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143명의 취업 희망자가 면접을 봤고, 이중 직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구직자를 20명이라고 집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차후 업체를 직접 방문해 면접을 봐야 하는 등 채용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어서, 일부 구직자들은 면접에서 최종 입사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기일자리센터 관계자는 “훈련 등의 변수로 예상보다 구직자 참여가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도내 제대군인 수 등을 미루어 보면 이 정도 성과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며 “일단 면접에 임한 제대군인과 서류전형에 참가한 구직자들은 채용에 이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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