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여주 저류지’ 축산분뇨 매립 논란

주민 “검은색 부유물 덩어리 발견” vs 공사업체 “매립한 적 없어…굴착 확인하겠다”

4대강 사업 한강 3공구 남한강 여주 저류지에 축산분뇨가 무단 매립됐다는 현지 주민의 주장이 제기돼 공사업체와 당국이 굴착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13일 여주군과 서울지방 국토관리청, 대신면 양촌 영농조합법인 등에 따르면 여주군 대신면 양촌리에 위치한 여주저류지는 여의도 면적의 64%에 달하는 규모로 홍수 시 한강 본류의 수위를 11㎝ 가량 낮출 수 있는 1천530t 규모로 설계됐다.

 

그러나 저류지 공사 후 인근 주민들이 농지와 마을의 지하수가 고갈됐다고 주장하고 나선 데이어 이번에는 축산분뇨 등 환경오염 물질이 저류지에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저류지 조성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신면 주민 박영복씨(62)는 “지난해 11월 7일 오전 6시께 안갯속에 남한강 살리기 제3공구 여주 저류지 약 10m 깊이 바닥에 중장비가 동원돼 축산분뇨를 메우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대신면 양촌리에서 자라 양식장과 농업을 해 온 박씨는 “1년이 지난 10일 저류지를 둘러보다가 축산분뇨가 매립된 땅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부유물 덩어리가 저류지 강물에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어림잡아 총매립면적이 1천700㎡, 매립량은 5천㎥ 안팎이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박씨는 그 증거로 지난해 11월 7일과 지난 11일 촬영했다는 사진 10여장을 제시했다.

 

그는 또 “지금쯤 분뇨가 저류지의 토양과 물에 희석돼 넓은 면적에 확산됐을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30일 여주군청, 올해 6월 중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으나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업체 관계자는 “저류지 조성 전 농경지의 표토층 1~2m를 모아 뒀다가 저류지 공사 때 복토로 사용한 적은 있으나, 가축분뇨를 저류지 바닥에 메운 적은 없다”며 “조만간 민관 합동으로 굴착, 확인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씨와 인근 농민들은 ‘여주저류지 공사로 지하수가 고갈되고, 허위 환경평가로 인해 피해가 발생됐다’며 농민 83명의 서명을 받아 한강 살리기 3공구 관계자 4명을 지난달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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