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 악몽 잊었나… 민방공 훈련 ‘나몰라라’

도내 놀이공원 안내방송도 없이 영업 강행

관공서 소등 안하고 자동차 갓길정차 외면

전쟁 발발에 대비해 15일 전국적으로 민방공 대피훈련이 실시됐지만 에버랜드, 서울랜드 등 도내 대형 놀이공원은 버젓히 영업을 강행, 수많은 인파가 대피없이 여가를 즐겼다.

 

이에 따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놀이공원 등 특수시설을 제외한 민방공 대피훈련이 요식행위에 불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민방공 대피훈련이 시작된 오후 2시께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

 

민방공 대피훈련을 알리는 싸이렌 소리는 물론 시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전혀 연출되지 않아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1만여명의 이용객이 입장한 에버랜드 내에는 신나는 로고송과 캐럴송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에버랜드의 인기 놀이기구 허리케인과 더블락스핀 등 앞에는 기구를 타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 수백여명의 줄이 길게 늘어선 채 곳곳에서 즐거운 비명소리만 들려왔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뽀로로3D어드벤처 역시 아이를 안은 부모 100여명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특히, 에버랜드는 이날 오전 ‘민방공 훈련사실을 이용객들에게 안내하라’는 용인시청의 권고에도 불구, 아무런 안내방송 없이 영업을 진행했다.

 

같은 시각 과천시 막계동 서울랜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훈련이 시작된 2시부터 ‘산타장난감퍼레이드’를 시작, 훈련기간인 20여분간 버젓이 행사를 진행했으며, 킹바이킹과 급류타기 등 랜드 내 모든 놀이기구가 정상 운영됐다.

 

서울랜드측은 10초에 걸쳐 민방공훈련 사실에 대한 안내방송을 단 1차례만 실시했다.

 

부천의 대형쇼핑몰에서는 민방공훈련을 알리는 싸이렌 대신 상품 세일판매를 알리는 멘트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등 훈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또 관공서인 김포시청 일부 사무실과 강의실 등은 소등조차 이뤄지지 않았으며, 양평군청 공무원들은 사이렌이 울리자 대피장소인 지하 1층 대신 옥상으로 이동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게다가 차량의 갓길 정차와 보행자의 피난시설 대피 등을 5분 이내로 완료하는 ‘5분목표제’가 시행됐지만, 수원 경기도청 오거리에서는 5분 내에 보행자는 물론, 차량의 갓길 정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에버랜드를 찾은 K씨(39)는 “사실 오늘 민방공훈련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혹시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놀이시설측은 주민대피 등 각종 훈련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의 한 관계자는 “손님이 불특정 다수라서 어쩔 수 없이 훈련을 안 했다”며 “특정일을 정해 고객이 없을 때 관련 기관들과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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