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연료 배달 “힘들지만…행복”

[현장속으로] 경기·인천 연탄공장·직판장

“정신없어요. 갑작스런 한파로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하다니까요.”

 

지난주 경인지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며 경인지역 연탄공장과 직판장 등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기름보일러와 가스보일러 등의 보급률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저소득층과 비닐하우스, 농장 등은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5시께 이천시 창천 7동 종합연탄판매소.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성인 키만큼 쌓여 있는 연탄을 분주하게 트럭에 옮겨 싣는 직원들의 이마에는 갑작스레 찾아든 동장군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기습한파에 저소득층·비닐하우스서 주문 쏟아져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밥먹을 시간도 없어…”

연탄재에 어두컴컴하게 변한 직원들의 입에서는 추운날씨 탓인지 새하얀 입김이 연신 뿜어져 나와 대조를 이뤘다.

 

장용인 사장(59)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날씨가 따뜻해 하루 1천여장 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 덕분인지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하루 4천여장의 주문이 들어온다”고 웃음졌다.

 

이어 그는 “연탄장사 30여년만에 올해 매출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면서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온종일 일해도 하루 15만원의 수익밖에 올리지 못하지만 주문이 밀려들어 행복하기만 하다”고 거친 숨을 헐떡였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인천시 중구에 있는 강원연탄 직판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강원연탄 직판장 6명의 직원의 얼굴은 검은 연탄가루와 굵은 땀방울로 군데군데 시커멓게 변했지만,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다.

 

평소 8천여장이 팔리던 연탄이 이날 하루에만 2배 가까운 1만4천여장의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천관영 사장(63)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가정집은 물론, 부동산과 다방, 비닐하우스 등에 연탄을 일일이 실어 나르느냐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며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눈코 뜰 새 없어 점심도 대충 때우고 배달 중”이라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신동민·양휘모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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