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 케이스케 호러소설 ‘코’

제14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과 제53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경이적인 기록으로 데뷔한 소네 케이스케의 첫 단편집 ‘코’(북홀릭 刊)가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호러와 미스터리, 두 장르에서 동시에 인정을 받은 작가답게 날카로운 필력과 대담한 구성이 돋보인다. 책에는 호러소설대상 단편상 수상작인 표제작 ‘코’를 비롯해 인간의 가치를 가격으로 매기고 그에 따라 삶의 형태를 결정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린‘폭락’, 한 취객이 도시 한가운데의 건물과 건물 사이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지경에 처하기까지의 모습을 그린 ‘수난’ 등이 함께 실렸다.

 

두 집단으로 나뉜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 동시에 잔혹한 범죄에 당한 피해자가 어떻게 그 모습을 바꿔 가는지를 그린 ‘코’. 이 이야기들은 각각 물질만능, 이웃에 대한 무관심, 잔혹한 이기심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거나 겪을 수 있는 인간의 부정적인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이 어떻게 끔찍한 파국으로 치달아 가는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인간의 마음 즉, 그 심연에 대한 공포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속 어둠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 상대를 궁지로 몰아가는지를 날카롭게 묘사한다.

 

‘코’의 캐릭터들은 사이코패스와 같은 비인간적인 성향을 띠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우리 이웃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모습들이다. 사람이 느끼는 공포는 바로 ‘사람’ 그 자체. 눈앞의 사람이 과연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없는 그 불확실성이 인간에게 가장 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소네 케이스케는 그러한 마음의 어둠과 불확실성, 그리고 비뚤어짐에 주목한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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