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정무역으로 착한 소비 이끈다

14일 낮 12시30분께 인천종합터미널 대합실 안 ‘공정무역 커피(Coffe)’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작은 커피숍 앞.

“공정무역이 뭔가요?”라는 질문부터 “커피가격이 정말 싸다”, “맛있다”는 감탄까지 손님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한가지 공통점은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커피를 마시고 돌아간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권철씨(31)는 “지하철 타려고 인천터미널역을 오가다가 우연히 공정무역 커피숍을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커피가격이 정말 저렴해서 깜짝 놀랐다”며 “맛도 좋은데다 내가 낸 커피 값이 좋은 일에 쓰인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커피 한잔할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선 인천이 첫단추를 잘 끼우고 ‘착한 소비’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0월29일 문을 연 ‘인천종합터미널 공정무역 나눔카페’를 비롯해 인천지역 곳곳에 생긴 공정무역 매장들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 내 공정무역 매장은 ‘두레생협(참 좋은 생협, 푸른 생합)’, ‘아이쿱생협’, ‘포켓스토리(카페)’ 등 2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온 커피, 설탕, 초콜릿, 올리브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도 공정무역 제품의 인기요인이지만 커피 한잔, 초콜릿 한 개 사먹는 것만으로도 지구촌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눔카페 커피가격은 일반 커피전문점의 절반 수준인 2천~3천 원. 커피를 판매한 수익금도 대부분 커피 판매국인 네팔의 어린이들과 커피 농가에 돌아가고 있다.

 

나눔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공정무역 인천광장은 지난 한 달 동안의 수익금을 모아 중고노트북, 학용품, 먹을거리를 마련, 네팔 현지에 지원하고 돌아왔다.

 

이달 말에는 서부여성회관에 나눔카페 2호점이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두레생협도 처음 1~2개국과 공정무역을 시작했던 6~7년 전과 비교하면 거래국가도 10여 곳으로 늘었고 제품판매 규모도 4~5배 이상 될 정도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레생협 역시 외국 생산농가로부터 정당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것 외에도 수익금 대부분으로 농기계를 사주거나 농수로, 교실, 우물과 같은 기반시설을 지어주고 있다.

 

㈔공정무역 인천광장의 김정렬 사무국장은 “제일 좋은 품질의 커피를 제값 주고 사 와서 인천지역 소비자들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커피 외에도 국내 농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친환경제품을 골라 공정무역 매장을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ㆍ박용준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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