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축제는 그리스도교 신자들만의 경사스런 날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이 한껏 들뜬 기분에 젖는 날이 되버렸습니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와 미사(Mass)의 영어식 합성어입니다. Mass(Missa-라틴말-미사-파견)란 우리 가톨릭 성당에서 언제나 바쳐지고 있는 제사(미사성제)로서 우리 교회에서 거행하는 최대의 예배 의식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속죄를 드리며 다시 은총을 기원하는 것으로서,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의 죽으심을 본떠서 하는 인간으로서 바치는 최고의 경신 행위입니다. 이 미사를 마치고 나가는 신자들을 위해 주례사제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도록 즉 복음을 전하도록 파견(Mission)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런 거룩한 날에 우리는 상업행위에 휘말리게 돼서 상점마다 길거리마다 네온사인 등으로 장식한 휘황찬란한 장식들을 보며 뜻없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예수님의 탄생을 진정으로 함께 경축하고 감사드리기 위해 불우한 이웃을 위한 자선에 앞장 서는 구세군의 자선남비의 모습은 세상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수많은 교회에선 너무 감동적인 찬송과 찬미를 드리면서 이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이 경축의 날 교회엔 다른 날 보다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예수님을 우리의 구세주로 믿는 신자들은 더 없이 감사스런 날이기 때문입니다.
루카 복음 2장에 보면 천사가 목동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대목에서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이 대목에서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간단합니다. 마태복음 25장에 최후의 심판 즉 사람이 죽으면 받게될 판결문이 실려있습니다.
그런데 몇 몇 교회에선 성탄미사 때 신자들이 바치는 헌금 전액을 모두 불우한 이웃을 위해 보낸다고 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 아니 당연한 신앙인들의 사랑의 행위입니다.
이것이 점점 확대되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 수많은 교회가 예수님 성탄 경축일 즉 크리스마스날에 바쳐지는 헌금만은 모두 시설이나 불우이웃들에게 몽땅 다 보내진다고 하면 아마도 백화점이나 대형 상점들도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따라서 크리스마스날에 들어오는 수입은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자선남비에 다 바쳐지지 않을까 상상아닌 기대를 합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신자들이 큰 무리를 만들어 모여가는 모습이 마치 기부천사들처럼 아름다운 천사군대같이 보여질 때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교회의 참 모습으로 보여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이런 기부천사들이 되면 비록 신앙을 갖지 않은 시민들도 이날만은 모두 교회에 가서 여러 전례에 참석하다가 헌금하는 시간이 오면 신나게 줄을 서고 바로 이어서 공시사항 때 오늘 여러분들이 바친 헌금 전액은 가까이에 있는 모 시설에 전해드리겠습니다고 하면 함께 참석했던 신자이든 아니든 교회를 나올 때 그 얼굴은 마치 천사들 같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무신론자들과 물질만능에 젖은 사람들은 인간은 절대적 이기주의적 존재라고 말하지만 나는 결코 믿지 않습니다.
미래의 세상은 나누는 사람들의 것이 될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이신 성부 성자 성령의 나눔의 신비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기부천사들이여!
최재용 신부·천주교 수원대리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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