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연구원 ‘하버드대 박사’ 가짜 논란

3년간 강연 등 외부활동… 학교측 “석사로 인정땐 문제 없어”

미국 하버드대 유학생이 자신의 학위를 거짓으로 속여 인하대학교 연구원으로 임용된 뒤 대내외적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하대는 지난 2008년 하버드대 수학과 석박사통합과정을 밟던 A씨(30)를 연구원으로 임용했다.

 

A씨는 과학고 시절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2개를 땄고, 서울대 재학시설 대학생 수학경시대회를 3연패 하는 등 ‘수학 천재’로 불렸다.

 

그러나 하버드대 석박사통합과정을 밟으면서 단 1건의 논문도 제출하지 않았으며,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하지 못했다.

 

상황은 이런데도 인하대는 실제 석사 학위나 제출 논문이 단 1건도 없음에도 석박사통합과정을 석사 학위로 인정, 지난 2008년 A씨를 연구원으로 임용했다.

 

특히 병역문제를 이유로 같은 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대학 내 부설연구소인 고에너지물질특화연구센터에서 병역특례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허위로 하버드대 박사 경력을 내세운 A씨는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인하대는 물론 카이스트, 포스텍 등에서 강연과 세미나 등 외부활동을 해왔다.

 

인하대는 A씨가 1년간 1편씩의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연구계약을 어기고 단 1편의 논문도 제출하지 않는 등 연구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매년 연간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버드대의 학위논문도 여전히 제출되지 않은 상태로 최종 학위논문 제출기한도 6개월밖에 남지 않는 등 박사 학위 취득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관계자는 “채용 단계부터 A씨가 논문 미제출 상태임을 알았지만, 인재 확보 차원에서 채용했다”며 “병역특례 부분이나 연구원 활동 부분은 A씨의 학위를 석사로 인정하면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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