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확보 등 이유 땅·호텔 공매 추진… 市 “대학 유치땐 싸게 팔아도 이익”
인천시와 산하 공기업들이 세수 확보와 경영난 타개를 이유로 각종 토지와 건물을 자산 재감정 등을 통해 헐값 처분을 서두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최근 도화구역 내 청운대 예정부지인 옛 인천대 본관 및 종합실습동 건물과 부지 7만4천317㎡를 공개매각키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 인천도시공사는 숭의운동장 내 상업시설 등 부지 일부와 영종·청라 아파트부지를 비롯해 E4 호텔·송도 브리지 호텔·송도 파크호텔 등을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는 도화구역에 유치키로 한 청운대의 자금난 때문에 땅 매각이 쉽지 않자 재감정을 통해 고의로 가격을 떨어트리려 하고 있다.
이 부지는 지난 2009년 말 감정가가 1천245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청운대가 제시한 금액은 최종 700여억 원에 불과하다. 시는 사실상 재감정을 통해 최대한 청운대가 제시한 가격에 맞춰 대학을 유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다.
재감정 하면 미래에 대한 값어치보다는 현재 바닥을 친 부동산 가격이 반영돼 매각 가격이 내려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도시공사도 숭의운동장 내 주상복합단지 2만 7천538㎡를 감정평가(1천202억 원)한 지 1년여 만에 부동산 경기침체를 이유로 재감정, 800억~900억 원대로 낮춰 매각할 계획이다.
호텔 매각도 상황은 비슷하다. 송도 브리지 호텔과 파크호텔은 각각 공사비와 땅값이 총 700억 원대를 육박해 사실상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데도, 계속 공개입찰을 벌이고 있다.
3차례 이상 입찰에 실패하면 협상에 의한 계약, 즉 특정업체를 상대로 한 수의계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호텔을 헐값에 처분하려면 수의계약을 해야 하는 만큼, 계속 공개입찰과 유찰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또 땅값과 현재까지 공사비가 500억 원에 달하는 E4 호텔과 총 사업비가 595억원 투입된 하버파크호텔도 이 같은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선 땅이나 건물 등 자산을 매각해야 하지만, 현재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상태여서 매각이 힘들다”며 “대학을 유치하거나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면 좀 싸게 팔아도 되레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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