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그리운 유산

[이해균의 스케치여행]

떡갈비 징하게 먹었지만 방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분홍불빛이 새어나오는 야시시한 러브호텔에서 잘 수도 없고, 겨우 찾은 곳이 청소년 수련회 때나 사용할 교실 같은 숙박시설이다.

 

혼자 자기에는 너무도 널찍한 방에 어색한 잠을 청하고 이른 아침부터 여정에 올랐다. 송강정에 올라 기개를 다지고 면양정 거처 소쇄원으로 갔다.

 

도가적 삶을 꿈꾸었던 조선 선비들이 한담을 나누던 사적지 입구는 대나무 숲이 폐부를 열어준다. 석영정 언덕의 소나무도 멋지고 죽녹원 앞 대통밥도 맛났다.

 

나는 담양을 남도 답사 1번지라 부르고 싶다. 메타쉐콰이아 길을 지나 관방제림을 걸을 땐 이 도시의 품격이 더욱 걸쭉히 우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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