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예정 공여지 국책사업 추진을

[경기단상]

동두천에 미군부대가 주둔한지도 벌써 61년이 됐다. 미군이나 동두천시민 입장에서 보면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미군들도 처음부터 60년 이상 주둔하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정치적인 내막이나 국가 간의 이해득실을 다 걷어내고 보면 미군장병의 부모들도 자식들을 군인으로 만들어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극동의 작은 나라에 보내지는 것도 싫었을 것이다.

 

또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명령에 의해 한국으로 오기는 왔지만 물설고 낯설은 한국 땅이 썩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미2사단의 동두천 주둔결정 여부는 국제적이고 국가적인 문제인 만큼 지역의 자치단체장으로서 옳거나 그르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61년 동안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우리 동두천이 어떤 불이익을 받고 있고, 지역발전에 어떤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를 중앙정부는 분명 알아야 한다.

 

동두천의 경우 시 전체면적의 42%를 미군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6개의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경원선 철도와 신천이라는 큰 하천이 남북으로 흘러 도시가 동서로 나눠져 개발에 이용 할 수 있는 토지는 산악 밖에 없는 곳이 동두천이다.

 

이러한 도시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어떻게 시 면적의 42%를 내줄 수 있는 것인지, 그것도 동두천 도심 한복판을 내준 것은 누구의 판단에 의한 것인지 이제라도 중앙정부에 묻고 싶다.

 

동두천은 제대로 된 도시계획이나 지역개발사업들을 유치할 수가 없었다. 도로개설이나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해도 공여지나 공여지 주변지역에 인접한다하여 협의가 10년씩 지연되기도 하고, SOFA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례도 있어 민간사업 추진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자립도가 20%에 머물고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도, 충분한 일자리도, 고속도로도 없는 도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이면서도 역설적인 것은 61년간 주둔하고 있는 미군공여지가 이제 동두천의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많게는 1천200만평으로 추정되는 미군 공여지는 동두천을 전국 제일의 도시, 국제적인 명품도시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계획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제부터 해야 할일은 미군 공여지를 조기에 반환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반환 받은 공여지에 어떠한 그림을 그릴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미군공여지 반환문제도, 반환된 공여지에 지역발전의 계획을 담고 추진하는 것도 예산, 인력, 경험 등에서 볼 때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여 동두천시민을 대표하여 중앙정부에 간곡한 건의를 드리고 싶다.

 

미군 공여지 반환에 있어서 캠프케이시나 호비는 평택에 조성중인 미군기지가 완성되면 이전한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캠프 캐슬과 목적 외 사용 중인 캠프모빌을 조기에 반환해 주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캠프모빌은 교통여건이나 주변 환경으로 볼 때 지방의 대학이 이전할 수 있는 최적의 요지로 이전 예정인 침례신학대학과 인근의 한북대학을 연계하면 대규모 대학타운의 조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반환 예정지인 캠프케이시나 호비는 그 개발규모나 투자되어야 할 예산규모로 볼 때 중앙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이 추진되어야 하며, 이는 동두천시민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61년 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책정한 금액에 하루아침에 쫓겨나듯 땅을 징발당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도대체 왜 내 땅이 징발 당했는지도 모른채 피 멍든 가슴으로 살아야 했다.

 

그 아픔을 안다면 중앙정부는 61년 국가안보를 위한 희생에 대해 이제는 보상해주어야 한다.

 

그 보상의 첫 번째 시도가 목적 외 사용 중이거나 이전이 가능한 캠프모빌과 캐슬을 조기반환 하는 것이며, 반환예정 공여지에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올핸 이러한 동두천 시민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동두천에도 종합대학과 10층 이상의 빌딩, 그리고 세종시와 같은 국책사업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오세창 동두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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