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율, 대기업의 ‘8분의 1’… 올해 세계경기 둔화로 문턱 더 높아질 듯
최근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대기업의 8분에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9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기업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62조9천억원으로 추산, 전년 같은 달보다 3.2% 늘었다.
반면 지난해 11월 대기업의 대출 잔약은 125조4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6.6% 증가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의 8.3배 달하면서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분이 대부분 대기업으로 집중됐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올해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실적 BSI는 전월과 같은 82로 지난 2009년 5월(8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자금사정실적 BSI는 지난해 7월 88 이후 올해 1월 82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BSI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하게 된다.
또한 올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전분기보다 9p 떨어졌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가 3에서 6으로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지난해 12월 경기전망조사를 보면 중소제조업의 34.2%가 올해 1월 자금 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고 좋아진다는 응답은 8.2%에 불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6%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많은 기업들이 추가 대출을 하지 않거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흥시 시화공단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대출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해주려고 하겠냐”라며 “망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록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기업이 최소한의 자금 회전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돈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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