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정책의 시대정신과 미래 경쟁력

정책의 시대정신과 미래 경쟁력 평가의 시절이다. 대학에서는 입학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고교 졸업생들이 내신 성적, 수능 점수 등을 제출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대학 입학여부를 평가받고 있다.

 

기업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발표되고 그 공과에 따라 임직원들이 승진, 전보하고 퇴직당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총선,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와 관련 현역 정치인은 물론 예비 후보자들도 업적이나 출마 관련 항목들을 국민들에게 평가받을 준비에 한창이다.

 

정치인들의 평가는 대학입시나 기업의 인사고과와는 다르다. 입시, 기업의 평가는 성적이나 실적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항목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정치인은 그동안의 실적 이상으로 미래에 대한 정치적 소신이나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는 기대치와 자신의 행위나 신념 이상으로 소속된 정당의 정책과 인기도도 포함해 평가된다.

 

또 공천단계에서는 공천위원회로, 선거단계에서는 유권자로 2개의 다른 평가자들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평가받을 항목을 자신이 먼저 주장하고 평가받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요구받는 상호작용적인 평가체제라는 점이다.

정치인, 약속할수 있는 정책 제시를

 

‘정책’이란 이름으로 국민들이 해결받고 싶어하는 평가항목을 정치 후보자들이 먼저 제시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들이 제시하는 정책이 ‘시대정신을 반영하는지’ 평가해 점수를 매기고 정치인을 선택한다.

 

시대정신의 변화에 맞게 적절한 정책을 제시해야 선거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정치인도 오늘의 당선만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에게 약속한 미래를 달성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책은 시대정신에 맞는 오늘의 정당성과 함께 미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정책이 미래 경쟁력을 가지려면 ‘국민들은 정책 자체보다는 정책이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느냐에 집중한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5년 전 국민들은 규제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등 기업행위의 자유를 주는 정책을 높게 평가했지만 사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 효과를 기대했었다.

 

대다수 국민이 4대강 개발로 올해까지 일자리 34만개, 생산유발효과 40조원 창출이 달성된다던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시대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선거 미래 경쟁력 평가해야

 

정책의 효과를 국민마다 다르게 인식하는 점도 중요하다. 지난 4년간 기업들이 노력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했고 많은 상품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게 됐지만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느껴 국민들은 동반성장이 비즈니스 프랜드리보다 더 필요하다고 믿게 됐다.

 

많은 국민들은 다음 정부가 반값 등록금, 무상 급식 등의 복지를 제공하고, 대기업으로 하여금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시장을 양보해 동반성장이 가시화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5년 후 약속한 수준으로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혜택이 없다고 판단되면 국민들은 엄한 평가를 할 것이다.

 

지금은 보편적 복지나 동반성장이 국민 요구사항의 절대 대세처럼 보이나 일자리 구조적 감소, 고령화사회, 청년실업문제 등 점차 악화되고 있는 위험에 대응하지 못하면 이 역시 정책의 미래 경쟁력을 감안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5년간 기성 정치인들이 제시한 정책에 대해서 회의가 드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정치인이 제안하는 정책의 시대적 정당성과 함께 그 정책의 미래 경쟁력을 꼭 평가하자.

 

이희상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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