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찾아 엄동설한 노숙인 옷·이불 손빨래
최근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이 학생들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봉사를 통해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또다른 희망을 전해줬다.
이들은 화성·오산지역 청소년적십자(RCY) 소속 중·고등학생 10여명으로 1월 11일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엄동설한에 세탁기 하나 없이 옷과 이불 등을 세탁하지 못했던 노숙인 20여명의 빨래를 도왔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서 지원해준 이동세탁차량과 함께 온 이들은 대형 대야 6개에 노숙인들의 옷과 이불 등을 담은 뒤, 온수와 세제 등을 넣고 2인 1개조로 나뉘어 힘차게 빨래를 밟아나갔다.
한조가 된 오정석군(17·화성 향남고)과 엄수진양(16·화성 안화고)은 두꺼운 이불 빨래를 연방 밟았고, 옆에서 거들던 임상현군(15·오산 성호중)도 자기역할에 열심이었다.
오정석군은 “많은 친구가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에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등 이기적으로 변해가며 학교에서 왕따나 폭행, 갈취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꼭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친구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에도 2시간가량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빨래를 하던 이들은 이동세탁차량 내 세탁기를 이용해 탈수와 건조까지 끝낸 뒤, 옷과 이불 등을 고이 접어 노숙인들에게 전달했다.
글 _ 안영국 기자 ang@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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