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자연사랑, 뒤로는 골프장 조성 음모?

화성 장지리 일대 수년전 간벌작업 골프장 부지와 상당 부분 겹쳐 논란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관계인 한국타이어㈜의 계열사가 화성시 장지리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재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골프장 추진과 산림자원 육성을 위한 산림경영계획이 거의 같은 시기에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7일 화성시와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신양월드레저㈜ 등에 따르면 신양월드레저㈜는 화성시 동탄면 장지리 산 90의 1일대 95만3천239㎡에 18홀 회원제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신양월드레저㈜는 지난해 7월 시에 신양월드 골프클럽 조성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제출했으며, 시는 관계부서 협의를 거친 뒤 지난 1월 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에 들어갔다.

 

그러나 골프장 사업 추진과 동시에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간벌이 추진된 사실이 밝혀졌다.

 

골프장 사업부지 일대 대부분의 산지를 소유한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나무들이 건강하고 우량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로부터 산림경영계획을 인가받은 뒤 지난 2008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70여만㎡에 걸쳐 침엽수와 활엽수 2만8천190여 그루를 베어 냈다.

 

하지만 간벌이 이뤄진 때는 신양관광레저㈜가 골프장 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준비하던 시기와 거의 겹친다.

 

신양월드레저가 지난 2009년 11월 화성시와 오산시 일대 117만4천27㎡ 규모의 골프장 추진계획을 시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또 간벌작업이 실시된 산림의 상당 부분은 골프장 사업 대상지와 겹치고 있다.

 

산림을 파헤치는 골프장 조성과 동시에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산림경영이 거의 같은 시기에 실시된 것이다.

 

더욱이 조 회장이 간벌을 위해 내세운 대리인 A씨는 신양월드레저㈜의 대표이사로 확인된데다 해당 부지는 간벌이 진행중이던 2008년 2월 도시기본계획상 골프장 예정부지로 확정돼 산림경영계획의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

 

앞서 시는 장지리 산 90의 1 일대를 지난 2006년 6월 도시기본계획상 골프장 예정부지로 입안한 바 있다.

 

산림경영계획이란 산림을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숲가꾸기, 벌채, 기타 산림소득사업 등에 대한 종합산림경영계획으로 10년 단위로 작성된다.

 

이에 대해 신양월드레저㈜ 관계자는 “간벌을 위한 산림경영계획 사업 제출 당시에는 골프장이 만들어질 지 여부가 미확정인 상태였다”며 “또 간벌은 부지 소유자가 개인적 차원에서 산림조합에 의뢰해 실시한 것으로 우리 회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강인묵·김동식·이명관기자 dsk@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