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포럼을 가다] "현 세계경제위기의 해법은 '성장'에서 찾아야"

'2012 포럼-리더십과 변화' 지상중계

 

세계 경제 위기를 진단하고 명쾌한 해법을 찾기 위해 ‘리더십과 변화’라는 주제로 2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2 MBN 포럼에서 세계 석학들의 창조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날 포럼은 세계 재정·금융위기와 경제전망, 동북아 지역 협력과 글로벌 리더십, 뉴비즈니스-기업의 미랜산업 전략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그레고리 맨큐 교수를 비롯해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 교수, 브라이언 존슨 인텔 미래학자 등 세계적 석학들이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의 해법을 잇따라 제시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본보 제휴사인 MBN이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기념해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마련했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세계 경제 위기의 해법은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 ‘성장’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날카로운 시각과 통찰력으로 21세기 자본주의의 새 좌표와 글로벌 리더에게 새 길을 제시할 것”이라며 “첨단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진화 과정과 디지털 사회의 심장인 디지털 시민의 역할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해법으로 인재확보를 꼽았다. 장 회장은 또 “이제 자본주의는 뛰어난 인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인재를 단순한 톱니바퀴가 아닌, 최고의 자원이라고 인식할 때 상처받은 자본주의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위기는 갑자기 터지는데 인프라 투자는 무척 어려운 상황을 만들 것이고 오히려 조세정책이 단기적인 수요관리 차원에서 더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조연설에 나선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는데 정부 지출을 늘리기 보다는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장기 경기침체를 막으려면 제로 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까지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맨큐 교수는 경제위기 극복이 있어 피해야할 부정적 네가지 롤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부정적 네가지 롤모델은 짐바브웨, 일본, 그리스, 프랑스이다”며 “짐바브웨는 초고도 인플레를 겪고 있으며 일본은 경제대국에서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은퇴연령을 높이고 세제를 개편해 재정 적자를 겪는 그리스와 사회보장이 지난치게 높은 프랑스의 경우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거시경제학, 통계학, 경제학원론을 가르치고 있으며 ‘맨큐의 경제학원론’은 세계 20개 언어로 변역돼 2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

“세계 경제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오고 있다. 2015년 이후 신중하게 중국의 경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세계 재정·금융위기와 경제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첫번째 토론 발제자로 나선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은 “경제 움직임이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정신을 차려야한다. 1929년과 1940년 대공황을 생각해 보면 이런 과도기, 변화기때 일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영국에서 미국으로 경제중심이 전환할 당시다. 중국의 경제도 지난 10여년간 버블이 꼈는지를 알아야 하고, 이 버블이 터지면 전세계적 리세션은 물론 디프레션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경제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 공공연히 얘기하는 것은, 일본 같은 나라는 낮은 수준의 경제성장에도 만족해야한다는 것이다”며 “환경, 안정, 건강면에서 일본이 분명 장점이 있다.

 

이런 성숙된 사회에서는 국가적 장점을 즐길 줄 안다면 다른 국가처럼 4~5%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은 사정이 좀 다르지만, 곧 한국도 일본과 같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는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과 재무관을 역임하며 일본의 외환정책을 담당했던 세계적 경제 분석가이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진정한 의미의 지역안보 협력을 구축할 여지가 얼마 안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경제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동북아 지역협력과 글로벌 리더십’이란 주제의 두번째 토론의 토론자로 나서 “안보적 차원에서의 동북아 지역협력은 매우 초보적인 단계이다”며 “국가 간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방법은 시장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본부장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양자간 무역체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9개의 FTA를 체결했고 일본은 13개 이상 발효했다”며 “한국은 한미FTA까지 겨우 8개이지만 유일하게 대규모 경제인 EU나 미국 등과 체결했다. 최근 경제활동을 봤을 때 APEC이나 아세안은 너무 진전이 더디기 때문에 FTA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동북아 협력에 있어 한국의 역할은 무엇보다 진정한 의미의 플레이어가 돼야한다”며 “특히 중국과 FTA가 체결된다면 안보 그림이 완벽하게 되면서 우리가 큰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주역을 맡았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역 최장수 장관’으로 언쟁이나 벼랑끝 전술을 피하지 않았고 귀가를 포기한 채 김밥으로 때우며 마라톤 협상을 벌이는 등 FTA를 둘러싼 찬반논쟁의 최전선에 서있는 인물이다.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 교수

“ 세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한국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비즈니스-기업의 미래산업 전략’이란 주제로 진행된 세번째 토론에서 발제자로 나선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과거 북한과는 달리 새로운 시도를 택해 현재의 성장을 일군 한국이 앞으로도 세계경제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범사회적인 투자를 통해 소득을 거두고 빈곤사회의 사람들이 한국인처럼 성공할 수 있게끔 투자하고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폴 로머 교수는 “전세계적인 고질적 실업과 빈곤은 수요가 결여되고 투자가 안되기 때문”이라며 “독립 정부가 들어서 투자에 대한 소득이 보장되고 자유로이 사람들이 들어와 거주할 수 있는 신생도시, 독립행정구역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같은 특별도시가 좋은 본보기다. 전 세계 지도의 야간을 찍은 사진을 보면 불빛이 들어찬 도시 외에 빈 공간이 많다. 아직 40억명이 갈 곳이 많이 남아있다”며 “한국은 새로운 홍콩과 같은 수십개, 수백개 도시를 만들어낼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폴 로머 교수는 ‘기업과 정부 부의 창출’에 대한 새로운 연구 토대를 제공하는 신성장이론의 주창자로 저명한 호르스트 클라우스 렉텐발트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브라이언 존슨 인텔 미래학자

“어디로 가고 싶은지 방향을 먼저 잡고 비전을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세번째 토론의 좌장을 맡은 브라이언 존슨 인텔 미래학자는 “미래는 매일매일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거다. 그러나 미래는 스스로 생겨나는게 아니다”며 “비전을 먼저 잡아야 한다. 사람, 지역사회가 가장 중요한 미래의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경제의 미래를 생각할 때 두가지의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며 “인간성과 함께 광대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기계 문명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의 미래학자인 브라이언 존슨은 2020년 인텔의 미래를 디자인하면서 컴퓨팅의 활동 비전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TV기술 부문의 개혁과 더불어 인공지능, 로봇 공학 개발에 있어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원재·구예리·성보경기자 chwj74@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