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가계가 책값부터 ‘구조조정’하는 법. 지난해 가구당 책값 구입비가 한달 평균 2만570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심리학, 과학, 인문학 서적은 관련자가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전문 교수진들이 일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쉽게 접근한 TV강연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강연을 보고 다시 깊이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해 독서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통섭의 식탁’(명진출판 刊)도 교수의 전문 분야인 진화 및 생태학을 다룬 TV특강을 통해서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SNS채널을 통한 동영상 공유가 늘어나 20~30대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다.
저자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자연과학, 인문, 사회 분야를 망라한 56권의 책을 다양한 요리에 빗대어 선보인다.
최재천 교수가 선별한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애피타이저에서 디저트, 퓨전 요리까지, 가벼운 책에서 다소 묵직한 책까지 독자들이 체하지 않고 잘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들도 최 교수의 특제 이야기 소스와 버무려지면 맛깔나는 책 요리로 변신했다.
또한 요리마다 함께 맛보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지식의 통섭과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한 최 교수의 통섭적 사고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엿볼 수 있으며, 책에 소개된 책들을 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지적 요리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통섭의 식탁’에는 추천서를 포함하면 100권이 훌쩍 넘는 책이 소개된다. 특히 읽어야 할 목록은 강력히 권하고 있어, 독자들을 서점으로 달려가게 한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 고령시대를 맞아 지금의 젊은이들은 평생 직업을 적어도 대여섯 차례 바꿀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가지려면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아직도 문과와 이과를 엄밀히 나눠놓고 지식의 통합을 방해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는 21세기가 요구하는 ‘통섭형 인재’가 되려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해 지식의 영역을 넓히는 ‘기획 독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통섭의 식탁’을 통해 기획 독서의 목록을 제시한다.
값 1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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