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겠다”
“올해는 반드시 8강 진출을 이뤄내겠습니다.”
올 시즌 홈 구장으로 재탄생한 인천 숭의축구전용구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단을 이끌고 힘찬 항해를 시작할 허정무 감독(56).
올해 각오를 묻는 질문에, 짧지만 큰 의미가 있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기호지세(騎虎之勢). 호랑이 등을 타고 달리는 만큼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의미다.
허 감독은 “기호지세의 심정으로 올해 모든 것을 걸고 선수와 함께 할 것”이라며 “목표치에 도달 못 한다면 책임지겠다. 감독직도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벌써 허정무호가 출범한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처음 6개월이 허 감독의 적응기였다면, 지난 1년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준비기간이었다.
인천구단은 지난 시즌 13위(6승14무10패)로 기대했던 성적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는 강화된 선수진은 물론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 시즌 뛰었던 정인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베스트11에서 빠졌다.
빈자리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선수와 K리거, 신예들로 채워졌고 국민 영웅 김남일과 설기현도 힘을 보탰다.
김남일·설기현 무게중심 ‘베스트 11’ 정비 홈구장 재탄생… ‘자신감 전략’으로 재무장
올 시즌 두터워진 선수층…중위권 도약 자신
허 감독은 “올해 새롭게 팀을 창단하는 심정이다”며 “선수들 각오도 대단하다. 투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제주와의 첫 게임에서 졌지만, 게임 막판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골을 만회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두터워진 선수층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와는 180°다른, 새로운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종종 뒷심부족으로 승리를 놓쳤다.
이를 두고 허 감독은 시즌 막판 ‘90분 내내 경기 내용이 같아야 하는데, 한 순간에 무너진다’며 안타깝다는 표현을 자주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지훈련에서 ‘자신감’을 키우고 돌아왔다.
또 지난해 10경기 이상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 지는 경기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이길 수 있음에도 비겼다.
허 감독은 “올해에는 이길 경기는 반드시 이겨, 승점을 따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상대 수비를 주눅들게 하고, 상대를 압도하는 표정과 몸짓은 곧 승부로 이어진다”면서 “선수들 개개인의 자신감은 시즌 내내 마르지 않는 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이 같은 ‘자신감’ 전략은 설기현과 김남일이 뒷받침하고 있기때문이다.
허 감독은 김남일에겐 비록 10년 전 전성기 모습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을 빛나게 해주는 감초 같은 역할, 성장하는 팀의 뒷바라지를 부탁했다.
또 설기현에겐 연령대가 젊은 팀에 경험과 노련함을 불어 넣어주길 바라고 있다.
허 감독은 최근 광저우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4승1무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이 두 노장을 꼽았다.
그는 “두 선수가 경기를 뛰든 안 뛰든 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선수들이 안정감을 갖게 되는 등 팀에 뚜렷한 무게감이 생겼다”며 “두 선수가 팀 내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에서 미칠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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