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앙심? 인천시의원 “돈봉투 받았다”

민주통합 이한구 시의원 “2년전 보선 때 김희갑 후보측서 건네”

낙하산 공천 움직임 보여 폭로… 김희갑 “내가 준 것 아니다”

지난 2010년 계양을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에 인천지역에 돈봉투가 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한구 인천시의원(계양4)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궐선거 기간 중 당시 김희갑 민주당 후보(현 19대 총선 예비후보) 측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보궐선거(2010년 7월28일)가 있기 전인 7월18일, 24일 2차례에 걸쳐 김 후보로부터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았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후보 측 지인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첫번째 조찬모임이 끝난 뒤 김 후보 집 앞에서 식사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지인으로부터 현금 70만원 상당과 모 개발회사 간부의 명함이 들어있는 돈봉투를 받았고, 둘째날에는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오던 중 또 다른 지인이 나와 수표 100만원과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는 돈봉투를 자신의 차에 던져놓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돈봉투를 건넨 측근으로는 모 개발회사 간부의 A구의원 등이 지목되고 있으며 조찬모임에는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과 지역내 시·구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돈을 받지 않으려고 여러차례 거절했으나 돈을 던지다시피 놓고 가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270만원 가운데 일부를 김 후보 출판기념회 때 후원금으로 돌려줬으며 나머지 돈은 고스란히 김 후보 후원계좌로 보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1년7개월여가 지난 뒤 공천심사를 앞두고 이같은 사실을 밝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돈봉투 소문이 돌면서 중앙당에 소명자료를 제출했는데도 오히려 내가 특정후보를 음해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닌다는 의혹은 더 커졌다”며 “중앙당은 이를 빌미로 낙하산공천을 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서 공식적인 선거가 진행되기 전에 당 차원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2010년 7·28 재보궐선거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이 3선을 했던 계양을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했으나 떨어졌으며 이번 총선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예비후보는 “돈봉투를 건넨 일이 없다”면서 “업체 명함이 들어 있었다면 업체가 준거지 내가 준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 의원을 검찰에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돈봉투를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A구의원은 “그 자리에 참석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며 조찬모임에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진 B시의원은 “왜 그때는 침묵하고 이제와서 폭로하는 지 이해“내가 조찬모임에 참석했었는지, 돈봉투가 오갔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현재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 민주당 인천시당 등은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저녁 7시와 8시 각각 해당지역 김 예비후보와 최원식 예비후보를 불러 공천심사를 한 뒤 9~10일께 공식입장과 공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경·박용준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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