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종교와 정치

요새 우리나라는 선거열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최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에서 정교분리 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민의 70%가 종교인 정치참여를 반대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종교행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는데 이것도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절대다수가 성직자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종자연에서 “정교유착 어떻게 끊을 것인가? 사랑의 교회 특혜, 국가 조찬기도회가 필요한가” 등을 내용으로 심포지엄을 가졌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공직자들이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을 준수하지 않아 사회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국민의 아픔과 괴로움을 보살펴야 할 종교가 오히려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신란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최근 종교인으로서 정치참여를 선언하거나 종교를 선거에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조사결과로 보면 일반 양식있는 시민들은 종교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습니다.

 

이런 종교의 활동에 대한 반응이 결국은 선교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즉 몇 해 전부터 선교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 한 것입니다. 각양각색으로 별별 방법을 써가면서 선교를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입니다. 물론 물질 만능주의와 과학의 사실주의가 팽배해지는데 원인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확실히 교회에 대해 냉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주교회는 젊은 신부들이 주축이 되어 정교유착 보다는 오히려 국가 정책과 현안에 대한 비판과 반대를 열심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따른 사회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천주교회의 내부에선 특히 기성세대는 적극적으로 반대의 의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부들이 미사 때 강론 중에 정치얘기를 하는 것에 질색을 하기도 하고 때론 성당에 나오는 것을 꺼려하기도 합니다. 몇 해 전 지방의 최고의 행정직에 있는 천주교 신자가 어떤 정책에서 젊은 신부들과 서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성당 정문마다 그를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걸어놓기도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이 우리들이 죽을심 잡고 고생을 하면서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놨더니 젊은이들은 엉뚱한 것 갖고 트집을 잡아 국가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격분하고 있습니다.

 

천주교회는 오랜 옛날 중세기 때까지 정치권력과 한 통속이 되어 말 그대로 정교유착이 아닌 일체가 되었을 때 십자군의 만행이라든가 지동설 같은 과학적 사실들을 교회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짓을 저지르다 보니 후에 르네상스라는 인본주의와 공산주의를 태동케 하는 역사적 격변을 통해 신자들과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정치와 권력이란 변질의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원성을 향한 교회가 여기에 밀착되다 보면 교회도 덩달아 부패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역사를 뼈아프게 경험한 천주교회는 정치와 유착하는 행위는 조심스러워 하고 오히려 그 반대에서 권력이나 당시의 정권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항운동 사회운동이 해방신학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소외계층이나 핍박받는 민중들과 젊은 세대들이 기쁘게 동참을 하게 됩니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 천주교회의 젊은 신부들이 어떻게 행동을 할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대중이 교회가 정치권력에 휩쓸리지 않고 고고하게 특히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비록 어렵게 살아도 사람대접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최 재 용 신부·천주교 수원대리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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