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고교학력평가 결과 당일 보고하라”

일선 교사들 “왜 서두르나?” 불만

인천시교육청이 14일 실시된 고등학생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의 가채점 결과를 당일 보고하도록 각 학교에 시달, 전교조측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 교육청은 일반계고 90개교에 공문을 보내 이날 시험이 끝나고 오후 8시까지 언어, 수리, 외국어과목 원점수별 인원현황을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확하지도 않은 가채점 결과를 교육청이 취합하겠다며 시험 당일 서둘러 보고하도록 해 일선 교사들은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는 학교별로 가채점 해 내부자료로만 활용하고 통상 시험 한달여 후 학교별로 제대로 된 결과가 통지되는 것이 관례였다.

 

시 교육청은 시험결과를 서둘러 진단해 학기 초 학생의 학습지원을 위한 기초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험 후 결과가 송부되려면 약 4주가 걸려 시험 즉시 학교에서 학습상담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

 

또 학년 초 개최되는 학부모총회 때 자녀의 학업성취 수준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알려줄 수 있어 학부모와 밀도깊은 학습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교조 측의 해석은 다르다.

 

16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인천 모 고교 방문과 함께 각급 학교에서 학부모총회가 열리는 것에 맞춰 이날 가채점 결과를 공개하며 인천교육청의 학력향상 노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더욱이 새학기 바쁜 시기에 가채점 결과까지 서둘러 보고하라고 해 교사들에게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학부모총회 때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기 위해 나눠야 할 얘기가 많은데, 교사와 학부모가 상담할 자료를 지원하는 것이 기껏 시험 가채점 결과 뿐이냐”며 “행정력을 낭비하고 교사들을 닦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원점수를 입력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학부모총회 전에 자료를 만들려면 촉박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다양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받고, 담임교사 역시 학생상담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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