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봄, 기타리스트 찰리 정(본명 정철원)이 선사하는 블루스 세계는 특별하다. 바람이 살랑이듯, 가슴 깊은 곳을 파고드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그 리듬에 고개를 끄덕거이게 하는 다양한 매력이 담겨있다.
찰리 정은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10년 가까운 유학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7년 귀국해 솔로 및 세션 연주자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귀국 후 국내 재즈 신을 거점을 활동해왔으며 재즈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 그이지만 지난 2월 발표한 앨범 ‘굿바이 매캐든’은 좀 특별하다. 평소 공공연히 밝혀 온 블루스 앨범에 대한 숙원의 결정체이기 때문.
“미국에서 정식으로 재즈를 공부했죠. 어려서부터 블루스를 좋아했지만 재즈 쪽으로 활동하다 보니 마음 속에는 늘 블루스에 대한 아련함이 있었어요. 블루스는 내면의 감성, 소울을 표현하는 데 있어선 단연 어떤 음악 장르보다 뛰어나죠. 제가 매력을 느낀 부분도 그거고요. 언젠가 블루스 음악을 하게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연주자로서 음반을 내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더군다나 아직 국내에선 마니아 음악으로 분류되는 블루스 장르 앨범이라니. 하지만 찰리 정은 묵묵히 계획을 세워 추진해왔다.
녹음은 그의 주된 활동 무대였던 미국 LA에서 겨울과 여름,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레코딩 세션의 라인업은 내로라하는 웨스트코스트지역 거장들로 그야말로 최고의 세션들이 뭉쳤다. 찰리 정은 “현지 연주가들과의 스케줄 맞추는 일만 빼면 녹음 과정은 순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타이틀곡 ‘Goodbye McCadden(굿바이 매캐든)’은 가장 마지막에 만든 곡이다. “매캐든은 LA에서 오랫동안 지냈던 장소, 거리 이름이죠. ‘굿바이 매캐든’이라는 제목은, 어린 시절 공부하고 했던 추억들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이젠 뮤지션으로서 아시아에서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새로운 시작에 의미를 뒀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가장 애틋하게 다가오는 곡은 ‘카오산 로드’다. “특별한 느낌을 받았어요. 굉장히 자유로운 느낌이었죠. 통기타를 들고 연주를 하면 배낭여행 온 외국 대학생들이 따라다니기도 했죠. (웃음) 까오산거리에 있는 높은 벽을 사이에 두고 양쪽이 참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런 느낌을 표현해봤습니다.”
찰리 정이 연주에 심취해 격한 표정이나 제스처가 나오는 순간은 팬들 사이에 종종 화제가 되곤 한다. “연주할 때 격해질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의 제 소울은 감수성 어린 소년 같은 그런 느낌이죠. 무대에서 에너지를 많이 내는 편이에요.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시겠지만 그저 제 감정을 표현할 따름입니다.”
공연 등의 활동 외에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찰리 정은 뮤지션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듣고 배워라”는 조언을 남겼다.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음악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습니까. 어릴 때부터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모티브로 삼아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협력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협력사>
사진=포니캐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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