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행복한 나무 심기와 녹색성장

제67회 식목일을 맞아 지난 3월31일 용인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용인시민 내 나무심기 행사’에 시민, 공무원 등 600여명이 참여해 편백나무 7년생 3천본의 묘목을 심었다. ‘용인시민 내 나무 심기’는 가족단위로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열려 가족 간 화합과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 조성에 크게 기여해왔다.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편백나무 묘목과 나무 이름표, 장비 등을 지급받아 나무 심는 방법을 배운 후 이름과 날짜, 나무 이름 등을 적은 이름표를 나무에 달았으며 산불예방 캠페인과 서명운동도 함께 펼쳤다.

 

우리 시는 올해 봄철 조림사업으로 벌채지 등 60㏊ 면적에 소나무, 잣나무, 백합나무 16만5천본을 4월에 식재하고 산불 피해지, 벌채지 등에 지속적인 조림사업을 추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조성에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산림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중요한 자산인 만큼 한 그루의 나무도 정성껏 심고 소중히 가꾸어야 하며 모든 시민들이 산불예방에 경각심을 갖고 동참해야 할 것이다.

 

식목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팔순의 모범 독림가(篤林家:숲을 착실히 경영해 산림청장 등으로부터 인정서를 받은 사람)가 50년 이상 관리해 오던 시가 1천억원대의 대규모 임야를 국가에 기증했다. 용인에서 인근 용인·안성 지역의 산림을 경영하는 손창근씨(83)는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임야 200여만평을 국유림을 관리하는 산림청에 기부한 것이다. 김대건 신부 묘역을 포함한 천주교 미리내 성지에 인접한 곳으로, 서울 남산의 2배 규모라고 한다. 손 옹이 엄청난 면적의 산림을 기부한 이유는 이 지역 산림이 다음 세대까지 잘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산림청에 따르면 예전에는 산림의 가치가 택지생산 등 경제적 가치가 우선했지만 최근에는 수원함양과 대기정화, 토사유출방지, 산림휴양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공익적 가치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008년 기준 국내총생산의 7%인 73조1천799억원으로 평가됐다. 농림어업총생산액(23조4천411억원)의 3.1배에 달하고, 국민 1인당 151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소중한 자산이 된 것이다. 일제시대 당시 우리나라는 민둥산이었으나 본격적인 조림을 시작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산림자원국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전세계가 지진, 화산폭발,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 나무심기는 자연을 가꾸는 차원을 넘어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된 것이다.

 

또한 잘 키운 나무가 미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 일례로 백합나무는 비록 외래수종이지만 낙엽송·잣나무 보다 성장속도가 2배 빠르고 경제성은 10배나 높은 미래의 우수 산림자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는 모습의 아름다운 미관 뿐 아니라 높은 경제성으로 최근 주목받으며 자리 잡고 있는 백합나무는 가구재와 건축재 등 80여가지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입지적응력과 생장이 탁월하다.

 

나무심기만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 바로 산불예방이다. 산림청이 최근 5년동안 총 1천888건의 산불을 분석한 결과 봄철에 1천62건으로 전체 절반 이상인 56%에 해당하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행객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산불 발생 위험은 높아진다. 우리나라 산불은 인재(人災)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이서 조심성 없는 작은 행동이 큰 산불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다.

 

가족의 행복을 기리면서 정성스럽게 한그루 나무를 심는다면, 이러한 마음이 모아져 ‘함께 하는 행복한 용인’이 이뤄지는 것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참여로 친환경 녹색도시 용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학규 용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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