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건고추’값 잡으려고 중국산 풀었는데…
농촌경제硏, 가격안정 효과없어
정부가 국산 건고추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중국산 건고추를 대량 수입하고 있지만 가격 안정 효과가 거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산 건고추 TRQ 물량으로 7천600t을 수입하고 지난해에는 1만9천t으로 증량했다.
하지만 국내산 건고추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수확기 전까지 8천700~8천800원(600g당)을 기록했고, 올해도 1만9천t 가운데 4월 현재 1만63t이 국내시장에 풀렸지만 가격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1만4천200원대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고추의 수요가 국내산을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일반가정과 수입건고추에 의존하는 음식점, 김치공장 등 대형 수요처로 뚜렷하게 양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값싼 TRQ 물량이 아무리 시중에 풀려도 일반가정에서 이를 구입하지 않아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국산 건고추 가격은 국산 생산량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국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우 농경연 연구위원은 “수입고추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진 국내 소비자들의 국내산 건고추에 대한 충성도가 아주 높다”며 “농촌 고령화로 인해 재배면적을 확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계화, 품종개발 등으로 단위당 수확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고추의 국내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해마다 줄어 지난 2000년 19만3천790t에서 2010년 9만5천390t으로 연평균 6% 줄었다. 이에 따라 건고추 자급률도 같은 기간 84%에서 51%로 하락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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