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걱정에 돼지ㆍ닭집은 불안한 미소

쇠고기 찾는 손님 발길 ‘뚝’…축산업계 “전체 육류소비 위축 우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여파로 대형마트의 돼지·닭고기의 판매량이 늘어난 가운데, 일선 소매업소에서도 광우병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반짝’ 반사이익일 수 있다며, 육류 전체에 대한 소비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2일 수원, 성남, 용인 등 경기지역 통닭 및 돼지고기 소매업소에 따르면 광우병 발생 직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의 T 치킨타운은 평소 하루에 80마리 안팎의 판매량이 지난 주말부터 늘기 시작해 며칠 새 하루 100마리에서 130마리까지 판매하고 있다.

인근 M 통닭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1일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손님이 몰려들면서 생닭이 부족해 가게를 닫았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만원을 이루면서 두 차례 추가로 닭을 공급받았지만 모자랐던 것.

업주 A씨는 “손님이 줄을 서 기다리면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새벽 2시에 문을 닫았다”며 “주말이래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산 삼겹살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성남의 B 생고기집도 매출이 40% 이상 늘면서, 지난 주말부터 돼지고기 주문량을 늘린 상황이다.

반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모두 판매하는 용인의 K 숯불구이 가게는 광우병 발생 이후 매출이 70%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산만 쓰던 것을 쇠고기는 호주와 멕시코산으로, 돼지고기는 독일산으로 바꿨지만, 손님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도 돼지갈비와 삼겹살이 판매되면서 평소의 30% 정도의 매출을 가까스로 올리고 있다.

업주 B씨는 “손님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하는 얘기가 ‘소고기는 먹지 말자’다”라며 “그나마 돼지고기가 판매돼 가게는 열고 있지만, 그마저도 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관계자는 “광우병 탓에 돼지와 닭 수요가 늘었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육류 전체의 소비위축으로 확산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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